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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순간순간 여러 종류의 길을 만나게 된다. 그 길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내 마음속의 길이든, 언제 어디서든 밖을 나서면 만날 수 있는 길이든 항상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요즘은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길이 펼쳐지는 계절이다. 가끔 길을 걸으면서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곤 한다. 예전 어떤 영화에서 본 것처럼,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을 나도 익히 잘 아는 어느 역사 속의 인물이 사연을 담고 걸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증가되고 있지만 단순히 생각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문화유산을 그저 보존의 대상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역사적 소재를 활용해 그것을 체계적으로 관광·문화 상품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는 단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팔공산에서는 1천여 년 전 고려 건국을 꿈꾸던 태조 왕건과 이를 막기 위해 끊임없이 견제하던 후백제의 견훤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 때의 흔적들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팔공산 곳곳에 역사의 발자취와 이야기를 간직한 왕건길이 조성되어 있다. 당시 왕건의 전투 흔적을 따라 용호상박길, 열린하늘길, 호연지기길 등 모두 8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스토리가 담겨져 있는 길이라 더욱 흥미롭게 걸을 수 있다. 무심코 지나가던 길이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화라고 생각한다면 내딛는 걸음 하나하나가 더욱 새롭고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축제 등은 지역 상권 및 주민들의 일상에도 더욱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역사·문화자원을 이용한 도시의 관광기능 역량 향상과 관광객 유입 증가 대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정착시켜 나가는 길이 21세기 문화관광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느 한 분야의 특정 인물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뜻을 모아 함께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금의 역사·문화자원들이 세월이 흐른 뒤 언젠가 시·공간을 초월한 소중한 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민지 <아양아트센터 홍보마케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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