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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 전시회, 꼭 봐야 하나요?” 사람들로부터 이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소위 상업성이 짙은 블록버스터 전시회를 봐야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의 ‘오르세미술관전’도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줄을 지어 관람했다. 현재는 ‘마크 로스코전’이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가 공익적, 교육적 면이 떨어져도 이런 대세에 동참해야 할까? “예”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런 블록버스터 전시회와 함께, 여러 형태의 다른 전시들도 많이 보길 바란다”고 덧붙인다. 그것이 질적으로 떨어지더라도 먼저 우리 사회의 대중성과 보편성을 이해해야 나만의 개성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형 전시 외에 수많은 전시 중 어떤 것을 꼭 봐야 할까. 제한된 삶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우리 자신의 여러 모습을 만나는 데는 사실 한계가 있다. 그 한계적인 만남을 확대하고,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또다른 나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나거나, 책을 읽거나, 사람들을 만나거나, 영화를 보거나, 또는 그림을 보러 간다.
분석심리학자 칼 융은 우리의 무의식을 의식으로 만드는 과정을 ‘자기 발견의 과정’이라 했고, 이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예술을 꼽았다. 그래서 “보고 싶은 전시를 먼저 보라, 그것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전시라도 말이다”라고 말한다. 즉,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먼저 자신의 무의식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과정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인상파화가의 그림도, 무명작가의 작품도 모두 만나면서, 나의 무의식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과정을 거듭한다. 그 작은 물결의 파동이 모여 큰 파도가 되고, 그것이 나의 의식이 되면, 나는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어떤 전시가 있는지 알아본 후 사람들이 추천하는 전시도, 내가 보고 싶은 전시도 가능하면 모두 관람한다. 물론 특별한 목적으로, 예를 들어 미술사 공부를 위해서라면 그 목적에 맞는 전시를 찾아보면 된다.
기회가 되면 많이 보는 것도 좋지만, 봤던 전시를 여러번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도 많은 다른 일들을 겪게 되는 것처럼 같은 전시를 서너 번 보게 되면 더 깊이있게 나의 모습을 비교,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지혜 <아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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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떤 전시를 봐야 하나](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4/20150421.01025081638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