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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선 <사진작가·갤러리선 대표> |
필자는 갤러리를 운영한 지 6개월이 되는 초보관장이다. 갤러리(gallery)라는 용어는 르네상스시대 저택이나 왕궁의 좁고 긴 방에 미술품을 전시하거나 휴게실로 사용한 장소를 지칭하던 말이었다. 그 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때 이런 갤러리가 롱갤러리(longgallery)로 불리면서 오늘날의 화랑을 뜻하는 아트갤러리의 기원이 된 것이다.
갤러리란 관객과 작품이 서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미적인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문화 쉼터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은 노력을 들여 작가가 제작한 작품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기 위한 자리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갤러리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을 총체적으로 둘러보면서 다음 작업을 계획하거나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 오픈 날 다과상을 준비하여 지인이나 동료 예술가들을 초대한다. 작품 제작과 디스플레이로 지쳐 있지만 작가는 다과상을 위해 또 다른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작품에 관심을 갖고 감상하는 지인도 있지만 먹고 마시는 데에만 열중하는 분도 가끔 볼 수가 있다. 다른 입장,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서로 인정해야 올바른 교류가 가능한 것처럼 오랜 기간 공들여 완성한 작품들 속에서 작가와 관람자가 서로의 입장을 배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갤러리는 치과의원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병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갤러리를 거쳐야 된다. 누구나 두려워하는 치과 진료를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언제든 발을 들여놓으면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도에서 이렇게 만들었다. 진료를 위해 찾아 왔지만 예술품을 만날 수 있고, 그것도 바로 가까이에서 예술작품을 접함으로써 예술의 아름다움을 좀더 부담없이 느끼는 공간으로 구성하고 싶었다.
그런 바람이 얼마나 실현될지는 모르지만 작가들의 에너지와 열정이 전시공간에 투입되어 일상 속에서 다양한 작품세계를 함께 나누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 여러 모습으로 예술은 우리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예술가들이 작업에 쏟고 있는 열정만큼 주변 사람들이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면 예술이 우리 삶의 일부로 더욱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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