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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도서관 이용에 관한 단상

2015-05-06
[문화산책] 도서관 이용에 관한 단상
최창익 <용학도서관 사서>

“거 애들이 좀 떠들 수도 있지.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요?”

주말 공공도서관 자료실 근무를 하면서 아이들의 장난과 소란에 대해 주의를 주다보면 부모들한테서 흔히 듣는 소리다. 하루에만 1천여 명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공공장소인 공공도서관은 1년 365일 소음과 소리와의 전쟁 중이다. 특히 어린이자료실은 한창 옹알이하는 영아, 책 한 권 들고 엄마 찾아 헤매는 유아, 서가 사이를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씩씩거리는 초등학생, 아이는 잠시 책 읽게 두고 계모임을 펼치는 엄마들과 그 옆에 책을 베개 삼아 낮잠 자는 아빠, 전화기 붙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할아버지, 손자손녀를 찾아다니는 할머니들이 뒤섞여 전쟁터 속 아비규환을 방불케 하곤 한다.

누구나 도서관에서는 조용해야 함을 알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남의 아이들이 옆에서 장난을 치고 떠들면 공공예절을 모른다고 눈살을 찌푸리지만 내 아이가 하면 ‘애들은 책을 밟고 뛰어다녀야 책과 친해진다’라고 이야기한다. 도서관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이와 비슷한 재미있는 분들을 심심찮게 맞닥뜨린다. 대출한 책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여 본인의 영역표시를 남기고 반납하는 분, 거기에서 더 나아가 본인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도서관 책상과 벽에 예술작품(?)을 남기는 창의력 넘치는 분, 얼마나 친절한지 문제집마다 답안을 표시해 준 고마운 분, 듣기 싫은데도 굳이 본인의 통화내용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주위 사람에게 다 들려주는 분 등 일일이 나열하자면 영남일보 지면 전체를 할애해도 힘들 것이리라.

도서관법에서는 공공도서관의 기능을 공중의 정보이용·문화활동·독서활동 및 평생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중(公衆)이란 제대로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부터 책 한 쪽을 보는데 눈을 몇 번이나 비벼야 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의미이며, 공공도서관이란 남녀노소 모두가 정보를 이용하고 문화생활을 누리며 독서를 하고 평생교육을 받는 장소라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아이의 기를 살리기보다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 예절을 시작으로, 나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가르쳐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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