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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존중과 배려의 가치

2015-05-13
[문화산책] 존중과 배려의 가치

‘여기 커피 한 잔.’ 7유로

‘커피 한 잔 부탁드립니다.’ 4.25유로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부탁드리겠습니다.’ 1.4유로

프랑스 니스의 카페 ‘라 프리트 시라’의 메뉴판이다. 카페의 지배인은 한 인터뷰에서 “무례한 손님들 때문에 기분 상해하는 직원이 많아 이런 방식을 도입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계속 이렇게 한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이 메뉴판을 내건 뒤로 무례한 행동을 하는 손님들은 거의 사라졌고 화가 나서 카페에 들어왔다가도 메뉴판을 보고 기분이 풀리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어떤 손님들은 한술 더 떠서 “전하, 커피를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주문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 하나가 전해진다. 조선시대 김만덕이라는 백정이 푸줏간을 운영하고 살았다. 어느날 두 노인이 고기를 사러 왔는데, 한 노인이 “만덕아, 고기 한 근 다오”라고 하고 또 한 노인은 “김서방, 고기 한 근 주게나” 하였다. 그런데 두 노인에게 떠준 고기 한 근의 양이 눈에 띄게 달랐다. 적게 받은 노인이 화를 내며 따지자 백정 김 만덕이 대답하기를 “한 근은 만덕이가 썬 것이고, 한 근은 김서방이 썬 것이지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가격이란 물건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돈으로 나타낸 것이다. 커피나 고기와 같은 재화의 가치보다 종업원과 백정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무형적 재화에 가치를 더 높게 매겼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처럼 남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본인이 받는 대우 또한 달라진다. 남을 존중하고 예의바르게 대한다면 좋은 가격의 커피와 더 많은 고기를 받을 수 있지만 남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대한다면 받는 대우가 좋을 리 없다.

도서관은 비록 카페나 푸줏간처럼 커피와 고기를 팔진 않지만 친절과 봉사 그리고 지식, 문화를 팔고 있다. 공공재를 서비스하는 사서로서 모든 이용자에게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이 마땅하나 사서도 사람인지라 반말로 일관하는 무례한 이용자를 만나면 최소한의 기본적 서비스만 제공하고 빨리 응대를 끝내버린다. 반면, 사서를 존중해주는 예의바른 이용자에게는 미소와 친절로 응대하고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더 많은 것을 추천해주고 필요한 것은 더 없느냐고 묻곤 한다. 서로가 행복해지는 경험, 그 시작은 존중과 배려가 담긴 말 한마디이다.최창익 <용학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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