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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여가는 선용되어야

2015-07-30
[문화산책] 여가는 선용되어야

시쳇말로 ‘줘도 못 먹는’ 경우가 간혹 있다. 막연히 바라기는 했으되 갑자기 주어지면 허둥대다가 놓쳐버리는 허무한 상황이다. 대개 준비가 안 돼 있는 경우에 그렇고, ‘마음의 준비’는 돼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을 때도 결과는 비슷하다.

얼마 전, 이름도 생소한 ‘국민여가활성화기본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여가란 무엇인가. ‘남는 시간’을 가리키는 말인데, 필자는 어릴 적 같은 의미로 ‘자유시간’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먼저 생활계획표를 그릴 때였다. 시계모양으로 1부터 24까지 빼곡하게 써서 테두리를 둘러 채운 기본형을 만들고, 원의 중심을 콕 찍은 다음 크고 작은 부채꼴을 만들어나가는 형식이다. 그중 면적이 가장 큰 것은 수면시간이었고, 두 번째 큰 것이 ‘자유시간’이었다.

어린 소견으로 자유시간이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뭐든 내 맘대로 할 수 있으니, 친구들하고 놀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그도 아니면 낮잠을 잘 요량이었다. 하지만 점차 그 시간이 부담스러워졌다. 마땅히 할 일이 없었고, 할 일을 찾는 게 더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손꼽아 기다렸던 방학은 흐지부지 막을 내렸고, 그다음 방학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가’를 국가에서 관리할 정도로 우리는 ‘자유시간’을 잘 쓰지 못하는 모양이다. 부지런하기로 세계에서 손꼽는 사람들이지만 제대로 쉴 줄은 몰라서 ‘행복지수’가 바닥인 지 오래되었다. 항상 피곤해하고, 여가가 생겨도 온종일 TV채널만 돌려댄다. 학교와 학원만 오가는 청소년이 그렇고, 스펙 쌓기 바쁜 대학생도 그러하며, 생업에 얽매인 평범한 중장년층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한 여가활동은 TV시청이고, 총 여가시간의 절반이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지 이미 오래고, 100세 시대 도래로 여가는 길어졌지만 우리는 여가를 ‘줘도 못 먹는’ 안타까운 입장인 것이다.

국민여가 활성화를 위한 법이 만들어지면 우선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시설과 공간이 만들어지며, 차차 콘텐츠도 제공될 터이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고장난 수도꼭지에서 물이 줄줄 새듯 소중한 여가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나부터 피하고 싶다. ‘여가 선용’이라는 표현대로, 여가를 보다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우선 찾아볼 일이다. 휴가철이기도 하다. 김수정 <대구오페라하우스 홍보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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