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평, 안전성·설계기술 확보
해외 각국의 규제에 대응 가능
국내기업 美서 제품 등록 추진
국내 업체들이 해외 각국의 나노(nano)물질 안전성 규제에 맞춰 각종 나노제품을 원활하게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2009년부터 추진해 온 나노융합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나노안전성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를 통해 해외 각국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나노물질 안전성 평가·인증시스템과 안전성 향상 설계기술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나노물질은 1~100㎚(나노미터) 크기의 화학물질을 말한다. 1㎚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의 크기다. 나노물질은 기존의 화학물질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물성과 성능을 가진다. 항균과 열전도성·강도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입자가 인간의 세포벽을 통과할 만큼 미세하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과 관련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은 나노소재 및 제품의 환경·보건·안전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검증된 평가방법을 도입해 사전신고 및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런 규제들이 그동안 국내 나노물질 생산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번에 KEIT가 해외 각국의 안전성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평가·인증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노물질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설계 기술을 확보하면서 국내 나노제품 생산 업체들이 무역장벽을 해소하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KEIT로부터 해외 각국의 나노물질 안전성 평가자료를 제공받아 ‘다중벽탄소나노튜브(MWCNT)’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 2014년 2월 미국 환경청(EPA)에 제품 등록을 완료했다. 또 금호석유화학과 제이오·네원 등 다수의 국내 기업들도 현재 미국 환경청에 나노제품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KEIT는 이와 함께 ‘나노제품 안전성 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나노제품의 안전성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나노물질 함유제품의 노출평가 시험법 개발과 국제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사용량이 가장 많은 은나노(Ag)와 티타니아(TiO2)·다중벽탄소나노튜브(MWCNT)에 대한 안전성 평가 결과를 도출했으며 총 9건의 시험법을 개발했다.
KEIT 나노PD실 고병철 PD(Program Director)는 “앞으로 국내 제조 나노물질·제품의 국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해 국내기업이 해외 시장에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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