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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예뻐서 늘 기쁘고, 착하고 따뜻해서 늘 고맙고, 똑똑하고 지혜로워 늘 눈부시고, 다정하고 자애로워 늘 푸근하고, 천진난만 눈웃음은 세상만사 환희심에 빠뜨리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관세음보살 얘기도 아니고, 문수보살 얘기도 아니고, 당금애기 이야기도 아니고, 자청비 얘기도 아닙니다. 늘 무언가 잊어버려 덤벙대고, 늘 무언가 궁금해서 상념미로에 빠져들고, 늘 택도 없는 바리행을, 부처행을 하겠노라 덤벼드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당신의 얘기입니다.
나는 매일같이 꿈을 꿉니다. 서천 꽃밭에서 원앙부인이 적셔주는 감로수에 흠뻑 젖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몸 가득 웃음 짓는 내 모습을 말입니다.
한 줌 햇살이 창문 넘어 들어올 때, 삶을 의식하기에 앞서 갓 깨어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노라 어루만지며 위로하고 싶습니다. 지금 갓 깨어난 하루의 시작을 깊었던 지난밤에 당신을 위해서 애써 준비했노라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우린 참 각박한 세상에 살고 있다. 예전처럼 삶이 곤궁하지도 않고 세계는 서로 공유하고 활짝 열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측면에서는 더 좁아져 있는 듯하다. 노력하고 애쓰면 작은 손을 채워주고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서 삶을 일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스펙을 쌓아도 쌓아도 채워지지도 않고 멀어져 가는 막연한 삶들이 있다.
최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이 10%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다년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정이 청년층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사회 밖으로 내몰기도 한다.
아! 청춘이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다. 작은 대가지만 노력하면 채울 수 있었고 무언가를 꿈꿀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다.
높은 스펙에도 저가의 급여를 받고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이케아세대, 휴학이나 학위습득 유예로 졸업을 미루는 모라토리엄족, 고시원·쪽방촌 등 불안정한 숙소에 머물며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민달팽이세대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여!
대책 없는 사회에서 좀 더 창의적인 마인드를 요구하고, 말로만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리더십을 요구하더라도 “네가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네가 있다”는 소박한 위로를 하고 싶다.
당신이 있기에 지난밤에 꾸었던 꿈은 아직도 유효할 것이라는 약속을 대신하고 싶다. 지금은 당신이 이 사회에서 바리행을 하는 부처이며 감로수를 따르는 원앙부인이기에 우리가 청년이라는 이름을 가진 당신에게서 위로받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김향금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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