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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2015-09-18

‘스토리가 있는 동굴’을 찾아가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앞산 달비골 중턱에 위치한 석정굴. 돌샘이 있어 등산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팔공산 일인석굴. 왕건이 잠시 머물렀던 석굴이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홍주암 원효굴. 원효스님과 김유신이 수련한 굴로 알려져 있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중암암 극락굴. 화엄굴이라고도 하며 김유신 장군의 설화가 깃든 곳이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팔공산 눌암. 보조국사 지눌이 수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④ 팔공산 눌암굴, 거대한 바위 아래 16㎡ 크기 공간…보조국사 지눌과 관련설
팔공산 오도암 서당굴. 원효스님과 김유신 장군이 수도한 팔공산 3개 동굴 가운데 하나다.



팔공산 자락 무학산 불굴사 뒤편
원효 스님의 수도 전설 원효굴엔
소화불량·신장병에 좋다는 약수

염불암 뒤 200m 지점에 일인석굴
왕건이 도망가다 잠시 앉아
퇴로 궁리했다는 전설 전해와


▲앞산 석정굴=앞산 달비골 중턱에 있는 작은 풍화동굴이다. 동굴 안에는 커다란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이 모여 샘을 이뤘는데 돌샘(石井)이라고 부른다. 누군가 동굴 입구에 한글로 ‘석정약수’라고 써놓았으며 플라스틱 바가지가 여러 개 비치돼 있다. 한편 전영권 위원은 “앞산 임휴사 경내 관음전 옆에 돌샘(石井)이 하나 있었는데, 대웅전 공사로 파괴돼 물길을 돌리는 바람에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팔공산 일인석굴=팔공산 염불암 뒤 200m 지점에 있다. 동화사 주차장에서 동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가다 염불암을 만나면 계곡쪽으로 가지 말고 염불암 담장을 끼고 직진하면 찾을 수 있다. 지금은 등산로를 막아놓았다.

고려 태조 왕건이 견훤과의 공수전투에 패해 북쪽으로 도주하면서 잠시 앉아 퇴로를 궁리했다는 큰 바위가 일인석(해발 840m)이다. 화강석 재질로 크기가 집채만 해 주위를 압도한다. 바위 위에 누군가 ‘一人石’이란 한자를 새겨놓았다. 바위 하단부 경사가 가파른 곳에 때죽나무 두 그루가 자라 바위를 받쳐주고 있다. 정만진 대구지오 자문위원이 이 나무를 왕건을 살린 ‘신숭겸과 김락 나무’로 부르면 좋겠다고 했다. 아래에서 보면 거암 오른편에 2~3명의 사람이 들어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조그마한 석굴이 있는데, 암석이 균열돼 생긴 공간으로 보인다.

왕건과 조우한 한 고승이 왕건에게 “북쪽으로 도주하면 견훤의 군사에게 잡힐 것이니 동남쪽으로 우회해 가라고 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팔공산 눌암굴=일인석에서 위로 5분 정도만 올라가면 또 다른 큰 바위가 보인다. 아래에서 보면 왼편에 ‘눌암(訥庵)’이라고 음각돼 있다. 거암 양 옆으로 작은 바위가 받쳐주어 16㎡(5평) 남짓한 공간이 생겼다. 산악인에겐 호텔로 불릴 만큼 아늑하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고 숙박까지 가능한 곳이다. 산악인이나 무속인이 거처한 흔적이 보인다.

벽돌을 쌓아 석굴 속 빈 공간을 막았는데 샘물은 없다. 멧돼지가 놀다간 흔적이 보인다. 눌암의 ‘訥’자가 고려시대 불교를 개혁한 보조국사 지눌(知訥)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다. 지눌이 눌암에서 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동화사는 은해사와 더불어 지눌이 머물렀던 곳이다.

눌암 위 염불봉 바로 밑에 천년동굴이라 불리는 석굴이 있다. 큰 바위 틈새로 1~2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남쪽으로 바라본 조망이 멋지다.

▲무학산 홍주암 원효굴=홍주암 원효굴은 팔공산 자락 무학산 불굴사(佛窟寺·경산시 와촌면 강학리) 뒤편에 있다. 무학산(舞鶴山)은 하양읍의 진산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무락산(無落山)으로 나온다. 나중에 무학산으로 바뀌었다.

불굴사 옆으로 200m쯤 올라가면 절벽 중턱에 화강암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가운데 석굴이 보인다. 108개의 돌계단을 오르면 좁은 바위틈을 지나 16㎡(5평)쯤 되는 평평한 공간이 나온다. 지금은 시멘트로 바닥을 평탄하게 했으나 바닥 밑에 넓은 화강암이 있는 것으로 봐 옛날에도 공간이 넓었음을 알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더 큰 공간이 있으며 굴 안쪽에 불상이 있다. 계단을 타고 더 오르면 독성전이라는 전각이 있다. 맑은 날이면 이곳에서 멀리 동해가 보인다. 이 석굴에서 원효 스님이 수도를 했다는 전설이 내려와 ‘원효굴’이라 불린다. 또 김유신 장군도 17세 때 이곳을 찾아 삼국통일을 염원하며 수련을 했다고 한다.

굴 내부에 ‘아동제일약수(我東第一藥水)’라는 한자가 음각돼 있어 약수가 있음을 암시한다. 소화불량과 신장병에 좋다고 한다. 안내간판에 원효와 김유신이 이 샘물을 마셨다고 쓰여 있다. 1970년 홍주암을 수리하다 청동불상을 발굴하기도 했다. 철로 된 난간과 시멘트콘크리트로 지은 암자가 눈에 거슬린다. 원효굴은 이곳을 포함해 충북 괴산, 봉화 청량산, 소요산 등지에도 있다.

▲팔공산 중암암 극락굴

중암암(돌구멍절)은 팔공산 자락 영천시 청통면 치일리에 위치한 은해사의 말사이다. 은해사에서 약 4.8㎞ 오르면 정상 부근에 있다. 중암암 일대는 화강암과 기반암이 주를 이루며 거석이 주변을 압도한다. 극락굴은 화엄굴이라고도 하는데 동굴이라기보다 긴 석굴이다. 큰 바위가 서로 받쳐주고 있는 가운데 큰 틈이 생겼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바위틈을 지나면 중암암에 다다른다. 일설에는 김유신이 이곳에서 심신을 수련했다고 한다. 이 부근엔 극락굴 말고도 김유신이 물을 떠먹었다는 장군수와 심신수련을 한 장군폭포도 있다. 삼인암, 건들바위, 만년송 등 경관이 멋지다.

▲팔공산 오도암 서당굴=팔공산 북면 절벽인 청운대 아래 오도암(悟道庵·군위군 부계면 동산리)이 있다. 오도암은 654년(무열왕 원년) 원효대사가 창건해 6년간 머물며 득도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오도암 뒤편 청운대 정상 부근에 서당굴(誓幢窟)이 있으며 매우 가파르다. 서당굴은 높이 약 1m, 길이 3m가량 된다. 석굴에는 10여명은 족히 앉을 만한 공간이 있다. 또 샘물까지 있는데, 김유신이 마셨다고 장군수(將軍水)라 한다. 서당은 원효의 어릴 적 이름이다. 그래서 서당굴을 원효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당굴 밑 계곡 건너편엔 김유신과 연개소문의 전설이 내려오는 시좌굴(侍佐堀)이 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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