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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아가면서 완성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여러 가지 느낌으로 다가온다. 자기 존재의 성찰이 그 완성의 끝이 아닐까. 하지만 인간은 쉼 없이 어떤 갈증을 느끼는 불완전한 존재다. 어쩌면 그 불완전한 존재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또 다른 완성의 의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내게는 불안전함 속에서도 언제나 어떤 중심이 있어왔다.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란 어떠한 존재인가.
어릴 적 여러 가지로 힘든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도 성장하며 내 마음의 중심이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유년의 기억이다. 여섯 살 때인가 아버지가 나를 등에 업고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 말씀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 시절 아버지의 등은 세상의 그 어느 곳보다 아늑하고 따뜻했으며 컸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내게 그런 존재였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그림을 자주 사와서 그것을 펼쳐놓고도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고, 책을 빌려다 주면서도 이야기를 해주곤 하셨다.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그 이야기들이 나를 성장시키고 지켜줬다는 느낌마저 든다.
1남 3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는데 형제들 중에서 나만 아버지를 닮았다. 성격에, 체질에, 성질에, 감성마저도.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나를 유독 귀여워했고 다른 형제보다 더 자유롭게 키우셨다. 완고했던 아버지 밑에서도 나는 자유로웠으며 아버지는 내 생각,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항상 존중해 주셨다. 그분의 자식에 대한 믿음 때문인지 힘들고 방황할 때마다 아버지란 존재는 내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었다. 그 힘으로 성장하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인가. 우리 아이들이 가지는 어미에 대한 생각은 모르겠지만 아버지란 존재가 나에게 있어서 삶의 신념이며 확신이었던 것처럼 마음의 기둥이길 바라며 열심히 살 뿐이다. 이 나이가 되어 보니 그저 바라볼 수 있는 부모라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지켜볼 수 있는 자식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기나긴 시공간의 흐름 속에서 꼭 만나야할 인연들이 만나 서로에게 씨실과 날실이 되어 인간으로서 완성되어감에 꼭 필요한 존재들. 그들이 부모이고 자식이지 않을까 하는 상념에 잠겨본다.
김향금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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