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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失手)’의 사전적 의미는 ‘조심하지 아니하여 잘못함. 또는 그런 행위’를 일컫는다. 하지만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대륙의 실수’란 말에서는 ‘실수’가 반어적 의미를 가진다. 대륙은 중국을 가리키는 말로 ‘대륙의 실수’란 중국 IT제품 중 탁월한 가성비에 브랜드력까지 갖춰 기존 중국산 제품을 뛰어넘는 제품을 지칭한다. 대개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싸구려, 짝퉁 등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저품질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뒤엎고 실수로 품질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나왔다는 것이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중국기업 중 그 중심에는 ‘샤오미(Xiaomi, 小米)’가 있다. 2010년도에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중국인 레이쥔이 설립한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는 초저가 스마트폰을 제조·판매해 기기로부터 나오는 수익은 줄이는 대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액세서리 등의 판매로 이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휴대폰 점유율 1위, 세계 휴대폰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처음엔 애플을 따라하는 회사, 중국산 저가 휴대폰 회사 정도로 여겼던 세계인들의 예상과 달리 지금은 엄청난 속도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샤오미의 성장으로 LG는 세계시장에서 5위로 밀려났고, 세계 1위인 삼성은 중국 내 판매대수에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는 ‘중국산은 저품질’이라는 편견을 깨고 고품질·고성능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세계 네티즌에게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역설적 칭찬을 듣고 있다. 지금은 샤오미가 특허라는 산에 가로막혀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이 제한적이지만,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해서 세계의 특허기업들을 인수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과거 일본기업들도 미국시장에 진출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일본의 도요타는 미국에 크라운이라는 차종을 수출할 때 미국 대륙을 횡단하다가 달리던 차량이 도중에 멈추는 굴욕을 겪었다. 이에 절치부심한 도요타는 ‘코로나’란 자동차를 미국시장에 내놨고 당시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좋은 성능에 ‘일본의 실수’라고 불렀다. 지금은 렉서스를 필두로 일본의 자동차들이 미국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단순히 샤오미를 실수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일본의 도요타를 비웃던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과 같은 굴욕을 당할지도 모른다. 부디 반도의 진짜 실수가 되지 않기를….
김은환 <연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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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륙의 失手](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0/20151002.0101707402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