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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시리즈 통·나·무] 대구 50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이찬우 <주>경동 대표

2015-10-03

“나이 어린 직원과 동료사장이 봉사하고 기부하는 걸 보고 감동”

[나눔시리즈 통·나·무] 대구 50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이찬우 경동 대표
지난달 24일 대구 성서5차산업단지에 있는 회사 공장에서 만난 대구의 50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이찬우 경동 대표. 이 대표는 지난 8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자신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뤘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은 저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중 하나였습니다.” 대구의 50호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 이찬우 <주>경동 대표(60)는 마음속에 늘 ‘기부’를 품고 살았다. 결국 이 대표는 1억원 기부를 마음먹고 지난 8월 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었다. 같은 달 18일 이 대표는 1억원 기부를 약정하고, 대구의 50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의 소망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 30년 이상 한길만 바라보다가…

이 대표는 1955년 대구 시민운동장 인근인 북구 고성동에서 다섯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이 대표가 7세가 되던 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지만, 어머니와 네 형의 뒷바라지 덕분에 대구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4년 학교를 졸업한 후 둘째 형이 차린 회사 경동기계제작소(지금의 <주>경동)에 입사했다.

고등학교 3학년2학기 실습생으로 처음 경동기계제작소에서 일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금속 절단용 톱기계 제작이라는 한 우물을 팠다. 26년 동안 직원으로 일하다가 2000년부터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을 맡고 있다. 직원에서 대표로 직책이 바뀌긴 했지만, 42년간 한 회사에만 근무한 셈이다. 지난달 24일 성서5차산업단지에 위치한 회사에서 공장 내부를 보여주며 일일이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회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공고 졸업 후 한 회사서 ‘한 우물’
직원으로 26년, 대표로 16년 근무

학교 등에 조금씩 나눔 실천하다
‘죽기 전에…’ 1억 내놓기로 결심
아내도 복지관서 봉사‘부창부수’

“버킷리스트 달성도 큰 기쁨이지만
잘했다는 가족·친구 격려로 행복”


일에 몰두해왔던 이 대표는 5년 전쯤 처음으로 기부를 실천했다. 회사 직원 중에 북구에 위치한 청광보육원에 봉사활동을 나가는 직원이 있었는데, 이 직원으로부터 보육원의 사정을 듣고, 금전적인 지원을 한 것이 기부의 시작이었다.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친구의 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그가 기부를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 초등학교의 경우, 반 이상이 조부모와 살거나 부모 중 한 명하고만 같이 사는 결손 가정 학생이고,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는 아이가 잘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때부터 이 대표는 이 학교를 포함해 학교·보육원 등에 1년에 1천만원 정도를 기부해왔다. 이 대표는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과 지금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기부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 1억원 기부라는 버킷리스트

이 대표가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한 데는 가족·지인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지인들이 잇따라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것을 본 것. 2011년 4월 정영건 <주>중앙금속 대표가 경남의 11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다. 앞서 2013년 1월 이수창 <주>현대알비 회장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울산의 19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이 대표는 “정 대표는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좋은 일을 한 것에 감명을 받았고, 죽기 전에 나도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사회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을 마치고 가족과 TV를 보다가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에 대한 소식이 나오면 ‘돈 벌면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기부를 해야 할 텐데’라며 늘 기부를 생각했다. 그의 가족도 그의 기부에 적극 찬성했다. 특히 이 대표의 아내는 달서구의 복지관 등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 대표의 아내도 복지시설에서 직접 어려운 이들의 생활을 지켜봤던 터라 나눔에 대해선 이 대표 부부는 같은 마음이었다. 정식으로 가입식을 하기 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도 이 대표는 아내와 같이 갔다.

◆ 기부는 내 마음의 가치

이 대표는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는 기쁨을 느꼈지만, 다른 곳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대표의 친구들이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소식을 듣고 그를 격려한 것. 그들은 이 대표에게 “내가 너 같은 친구를 알고 있다니 너무 좋다” “네가 그럴 줄 몰랐다. 나는 정말 훌륭한 친구를 뒀다”고 그의 기부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기업인이 기부를 할 필요가 있냐고 딴죽을 거는 사람도 있었다. 돈이 생기면 공장을 키워서 잘 경영하고, 세금을 잘 내는 것이 기업의 본질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대표는 회삿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비로 늘 기부하고 있다. 기부는 이 대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기부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지만, 가족 동의나 기부에 대한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내 자랑을 하려고 했다면 인터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대구지만 기부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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