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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주민등록 통계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앞질렀다는 보도를 접했다. 8월 말 현재 여성인구는 남자보다 5천명 가까이 많다고 하니 가히 여초의 시대가 시작됨을 수치로도 알게 된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여성이 고용불안으로 인해 사회적 진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기혼여성의 경우 육아문제 등으로 사회생활에서의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즉 사회제도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여러 가지의 이유를 들어 직장 내에서는 불합리한 처우를 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특히 육아문제로 사회경력단절 속에서 비정규직 하향취업을 선택하고 있는 현재 한국 여성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다.
필자는 얼마 전 북유럽과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재미난 풍경을 마주했다. 한국 백화점에서 값비싸게 팔린다는 스웨덴산의 스토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다른 한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을 들고 가장 번화한 스톡홀름의 중심가를 유유히 걸어다니는 육아휴직 중인 금발머리의 멋진 아빠들이다. 그것은 북유럽의 멋진 자연풍경보다 미술관의 진기한 미술품보다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다.
스웨덴은 자녀 한 명당 여성에게 480일의 육아휴직을 적용하고 남성에게도 60일을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여성근로자들이 사회생활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도록 한 양성평등의 복지정책 중 하나다.
아직 한국은 육아에 따른 여성의 고용불안과 경력단절에 이렇다 할 복지정책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이탈되지 않고 일과 가정생활을 병립할 수 있도록 내실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또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맞벌이 부부의 자녀 양육과 가사는 부부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나아가 기업과 사회가 함께 고민할 과제라는 점을 공고히 해야 한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는 독립심과 유능성이 전업 주부의 자녀보다 높으며 자신의 취업상태에 만족하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더 애정적 양육태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울러 여성이 자신의 행복을 간과한 채 모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에 관해서도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여성은 육체적으로 연약하게 태어났지만 그 활약상에 있어서는 결코 약하지 않고 남성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세계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연약함 속에 숨어있는 강함을 지닌 여성들이 그 능력을 좀더 활짝 펼칠 터전이 마련되길 바란다.정미영 <전시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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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연약함 속의 강인함](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0/20151005.01023080229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