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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영 <전시 디렉터> |
흔히 일본을 생각할 때는 맛집이나 온천을 많이 떠올리지만 아시아에서 예술과 문화, 나아가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경영으로 선두에 있는 나라가 일본이다. 오래전부터 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알 만한 세계적 작품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사랑한 일본인들로 인해 수준 높은 작품을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예술적 사고 아래 창조경영이념을 바탕에 두고 지어진 도쿠시마현 나루토시에 있는 오츠카미술관과 홋카이도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관람하고 문화를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일본 오츠카제약회사에서 만든 도판명화미술관인 오츠카미술관은 세라믹타일을 만드는 회사에서 타일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디어 하나로 창조적 기술을 개발했다. 1979년 세계적으로 2차 오일쇼크가 왔을 때 일본 건설붐이 꺼지고 타일 판매도 하락하자 도쿠시마현의 바닷가 모래를 이용해 2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도판미술품을 제작한다. 위기의 기업을 기회로 성공시키게 된 오츠카그룹은 이 작은 바닷가 마을에 세계 190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천여점의 도판미술품을 상설전시하며 일본의 기술을 한단계 올리는 동시에 새로운 관광지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도 창조경영을 찾을 수 있다. 2007년에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천명하고, 소설·영화화될 만큼 주목받은 이곳은 디자인창조로 시작된 삼성의 기업이념의 시작이었다. 사육사들은 관람객에게 동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발상의 전환으로 작위적인 동물쇼를 배제하고 대신 새로운 전시방법을 선보였다. 최악의 관람객 수로 문을 닫을 위기에서 몇 년 만에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예술과 문화가 발판이 되어 기업의 경영이념까지 영향을 미치는 창조적 발상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창조경제 이념과도 연결돼 있다. 기존에 정립돼 있는 여러가지 질서에 안주하지 말고 완전히 새 패러다임으로 혁신을 하라는 것이다.
이렇듯 예술, 문화적 창의성과 과학기술과의 융합이 지금 시대에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라고 말하지만 너무 포괄적이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어려운 창조적 발상을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것을 제외한 모든 것.’ 창조의 시작은 여기서부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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