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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죽음을 마주하는 자세

2015-10-26
[문화산책] 죽음을 마주하는 자세
정미영 <전시 디렉터>

피겨 스케이팅의 여왕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그의 카리스마 넘치는 안무와 역동적 율동이 잘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줬던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춤을 추다가 죽음에 이른다는 내용의 ‘죽음의 무도’는 삶에 대한 허무를 극대화시키며 백성, 귀족, 심지어 교황까지 해골과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것으로 표현해 죽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만큼 죽음은 삶과 공존하면서 두려움, 공포로 여기는 인간의 생각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다. 죽음의 재앙 때문에 이 지구의 역사는 역변과 정변을 거듭하면서 발전과 퇴보를 반복했다는 것은 미술사에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죽음의 무도’는 중세시대 페스트가 대유행할 때를 배경으로 한다. 페스트는 당시 유럽인구를 1/5로 급감시켰으며 이로 인한 노동력 부족, 나아가 유럽 경제 기반을 이뤘던 장원제도와 봉건제도를 뒤흔들며 사람들이 미신과 종교에 지나치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미술사에서 이 시기는 암흑의 시기로 불렸다. 죽음이 늘 가까이 있으니 기억해야 한다는 이 ‘메멘토 모리’는 서양미술사에서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죽음 이후를 위해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줬다. 그 후 르네상스시대의 정물화에서 나타난 해골, 시계, 책 등을 통해 죽음을 외부로부터 찾아오는 재앙이라는 인식을 넘어 연약하고 공허한 사물(바니타스)로 표현하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덧없는 인생이 비단 미술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1세기인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죽음은 늘 가까이 있다. 사고사, 살인, 자살 등. 특히 올봄 유행한 메르스를 통해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생사학 교육을 1970~80년대부터 시작했으며 일본에서는 2002년 학교 공식 교육과정으로 죽음교육을 채택했다. 이것은 이들 나라에서 전후 경제발전의 중심에 섰던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노후와 죽음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던 시기와 맞물린다.

우리나라도 일상에서 대면하는 죽음을 무관심하게 볼 것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으로 진지하게 수용하는 ‘메멘토 모리’의 기술을 이용, 삶과 죽음으로부터 현대인의 삶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것은 삶은 죽음으로 종결되기 때문에 더욱 고귀하며, 생명은 죽음에 의해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존엄한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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