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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사랑, 그 얄팍한 말

2015-10-29
[문화산책] 사랑, 그 얄팍한 말

유구하고 변화무쌍한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상실하지 않고 오늘까지 버티어 온 것은 아마도 인간의 ‘사랑’이란 감정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인간 정신생활의 기본적 감정으로, 어떤 주체가 특정한 대상에 대하여 품는 전체적 또는 부분적 합일의 욕구이다. 문학, 도덕, 철학, 종교의 어느 관점에서도 가장 근본적 관념의 하나이기도 하다.

사랑, 그것은 성경의 고린도 전서(13장 4~7절)의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며,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일이나 마음이다. ‘사랑은 우리 모두가 거쳐야 할 홍역과 같다’ ‘사랑은 천국이며, 지옥이다’ ‘설명할 수 없기에 사랑은 끝없는 신비이다’ ‘참된 삶을 사는 자는 누구나 참된 사랑을 할 것이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부족이 없다’는 사랑의 진정한 의미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사랑하는 방법과 조건과 내용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사랑에는 여섯 종류가 있다. 강한 정서적 감정(신체적 매력, 육체적 자극)으로 첫눈에 반해버리는 열정적 사랑(Eros), 일종의 게임으로 여겨 사랑에 빠지고 이별이 쉽고 여러 상대를 동시에 사랑하는 유희적 사랑(Ludus), 열정보다 친구로서 지속적이고 진화적인 친구 같은 사랑(Storge), 상대를 합리적으로 계산하고 평가해서 제대로 알기 전에는 헌신이나 미래를 이야기하지 않는 실용적 사랑(Pragma),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강박적인 욕구로 더 많은 애정과 헌신을 요구하는 소유적인 사랑(Mania), 사랑을 의무라 생각하여 더 행복하게 해줄 경쟁자가 존재하면 기꺼이 그 관계를 단념할 수 있는 헌신적 사랑(Agape)이 그것이다.

요즘처럼 사랑이란 말을 입에 달고 남발하는 시대는 없었다. 이는 사랑의 부재와 결핍과 불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하고 쉽게 행하는 사랑은 이별과 이혼의 슬픔과 아픔을 낳는다. 그러나 요즘의 젊은이들은 슬퍼하거나 아파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경망스러운 사랑은 발길에 차일 정도로 흔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근본적 감정이란 사랑은 소유와 놀이와 장식품으로 전락되었다. 외모와 키, 직장과 보수, 부모의 재력이란 가시적인 것이 사랑과 결혼의 기본 요건이지 가치관과 도덕성, 성격과 지성, 잠재력이란 비가시적인 것은 선택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내용인 음식물보다 형식인 그릇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오늘의 사랑이다.
권원순 <미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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