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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환 <연극인> |
최근 필자는 대구문학관에서 근대단편소설 세 편으로 매주 한 편씩 낭독연극을 하고 있다. 매주 예상 외로 많은 사람이 낭독공연을 보러오는 것에 깜짝 놀랐고, 관객들이 낭독자와 같이 호흡하며 듣는 것에 감동받았다.
소설을 낭독하고 공연한다는 것은 배우에게도 대단한 부담이다. 먼저 문학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내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그러기 위해선 정확한 발음이 요구되며 발성 또한 극의 분위기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또 소설이 가지는 리듬과 템포를 정확히 파악하고 묘사된 부분을 관객이 이미지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파악해서 그 인물에 맞게 대사도 던져야 한다.
수년 전부터 연극계에 낭독공연의 붐이 일더니 지금은 하나의 공연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낭독공연은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 전 국공립단체나 연극협회, 평론가 단체의 단발성 사업으로 시작됐다. 작품 역시 순수 우리 창작극보다 외국의 작품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던 것이 ‘창작극의 부재’라는 연극계의 문제와 맞물려 기존의 희곡작가의 미발표 창작품이나 신인 작가의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낭독공연이 활성화됐다.
신인작가의 작품이 알려지는 것은 매우 요원한 일이다. 낭독공연은 신인작가들이 자신의 희곡이 공연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재검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연출과 제작자, 일반 관객에게 소개함으로써 좋은 공연 만들기를 위한 열린 장으로 활용된다는 점은 분명 낭독공연의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대본이나 배우들의 능력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올려지는 낭독공연을 보면서, 새로운 공연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낭독공연에 대해 이제는 한번 짚고 넘어 가야 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낭독공연 자체가 하나의 검증과정이지만 그 이전에 공연자 스스로가 검증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공연화에서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이전에 희곡의 공연성과 문학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화자와 청자로 나뉘는 낭독은 무대공연보다 오히려 어려운 공연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공연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과 장소의 제약없이 무대에 올릴 수 있으니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의 낭독공연은 관객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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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낭독공연](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0/20151030.0101707512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