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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건우 <극단 시소 대표> |
대구에는 소극장과 극단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동네가 있습니다. 남구의 대명공연문화거리입니다. 7개의 소극장과 여러 극단들이 모여 연극창작과 공연에 땀을 흘리는 곳입니다. 서울 대학로 외에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순수공연밀집지역입니다. 아마도 행정적 계획이나 지원이 아닌 예술인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세계 유일의 공연문화존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 거리를 조성하는 데 구청의 역할도 컸습니다. 예술인들의 열정이 꺼져가던 거리를 데우자, 남구청은 자연스레 2009년 대명공연문화거리로 지정하며 또 다른 대구의 명소로 만들고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최근에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정부와 시, 구의 예산으로 대명공연문화거리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2008년 겨울, 필자가 대명동의 소극장에서 연극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홍보를 위해 이곳저곳 온라인게시판에 공연정보를 올리며 열성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유명 인사들에게도 공연 초청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때는 꽤나 도전적이고 무모했었나 봅니다. 지금의 대통령께도 보낼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분들께서 소극장을 찾을 리가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습니다. 어리석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열심히 만든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나 봅니다.
그렇게 지쳐갈 때 즈음 놀랍게도 유시민 국회의원이 공연관람을 하겠다는 메일이 왔고, 약속대로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자신감을 얻어 지금도 남구청장직을 맡고 계신 임병헌 구청장에게도 장문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청장님의 남구 대명동에 소극장이 있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공연 창작에 힘쓰는 예술가들이 모여 있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구청 직원들과 함께 공연관람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취지의 메일이었습니다. 원했던 공연관람은 없었지만, 얼마 후 구청장께서 대명동의 소극장과 극단 연습실 등을 직접 방문하며 예술인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고, 아마 그때 대명공연문화거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이곳에서는 12월12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많은 공연과 체험할 수 있는 공연예술축제인 ‘2015 워크 앤 씨(Walk ’n See)’가 열리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예술인 모두가 바라고 인정할 수 있는 멋진 거리로 조성되어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즐기는 신나는 놀이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안건우 <극단 시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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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워크 앤 씨](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11/20151127.0101707524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