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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로드와 킬

2016-03-09
20160309
정훈교 <시인보호구역 대표>

어떤 이가 그랬다/ 세월은 나이 만큼의 속도로 달린다고/ 그래서 누군가의 생을 지나간 발자국은 선명한 법이다/ 바닥과 한 몸이 되는 그 평평한 순간까지, 생은 꺼지지 않는 것인데/ 저녁 무렵, 갑작스런 경적에도 당신은 오랜 습관대로 횡단을 하고야 만다/ 미처 건너지 못한 눈동자가 마지막까지 길을 끌어안고 있어/ 24시 편의점 앞 당신의 궤적, 더욱/ 붉다 (졸시 ‘로드와 킬’ 전문)

경칩(驚蟄)이 지났다. 지난주 고향 가는 길, 5번 국도에서 로드킬을 마주하였다. 그는 이미 너무 평평하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로드킬로 희생되는 동물이 비단 들짐승뿐이겠는가. 도심에서 만나는 수많은 길고양이와 고속도로에서 마주하는 야생동물, 그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간에 의해 삶의 터전을 빼앗겼다. 습관대로 길을 건너고, 결국 평면에 가까운 몸으로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본래는 우리가 자연의 길을 잠시 빌린 것인데, 미안하게도 그 피해는 이름 모를 수많은 동물이 겪는다.

곧 봄이 사방으로 번지면 개구리의 죽음을 더 많이 마주할 것이다. 도로를 건너다 자동차와 자전거에 깔려 로드킬 당하는 개구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굳이 에둘러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나와 당신의 이기심으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먹이사슬 정점에 인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연과 환경 파괴는 최소화해야 한다. 한번 파괴된 자연은 정상으로 회복이 어렵다. 종국에는 인간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와 당신이 자연에서 왔고 마지막에는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은가.

인간의 배려는 인간만을 위한 배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배려는 자연을 보전하고 지키는 쪽으로 더 닿아 있어야 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영화 ‘레버넌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번 남우주연상은 근 20년 만에 받은 아카데미상이라, 감회가 남다를 법도 하다. 그러나 수상소감으로 그간의 기다림과 여정이 아닌, 지구환경에 대해 역설했다.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 우리 모두는 대자연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도 오늘밤 이 순간을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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