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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급성 심근염

2016-03-15
[건강칼럼] 급성 심근염

어느 날 아침 38세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119로 응급실에 왔다. 5세 아들이 한달간 감기를 앓고 있는데 1주일 전부터 환자도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다가 내원 하루 전부터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 동네약국에서 사온 종합감기약을 복용했다. 그러나 당일 새벽부터 호흡곤란이 심해지며 의식을 잃어 응급실에 왔고, 여러 응급조치에도 심정지가 지속되었다. 심혈관조영술을 시행하였으나 심장혈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이후 경피적 체외순환을 시행하였으나 환자는 회복되지 못하고 사망했다.

급성 심근염은 말 그대로 심장 근육에 염증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으로, 진행 속도가 빠른 심근염을 급성 전격성 심근염이라 한다.

급성 심근염은 대부분의 환자가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하거나 혹은 감기 후에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가슴 통증과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 통증은 심장을 둘러 심막에 염증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증상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구별되어야 한다. 심근염이 있는 환자 중 생존한 환자의 80% 정도는 6개월 뒤에 완치가 되나 일부는 국소적인 염증이나 관상동맥의 연축에 의해 심장 기능의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급속히 진행하는 전격성 심근염의 경우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심부전이나 심각한 부정맥, 심장성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특히 혈역학적으로 쇼크가 발생한 급성 전격성 심근염은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시행해도 사망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고 생존한 환자의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불편감 없이 살아간다. 따라서 전격성 심근염의 경우에 쇼크가 발생한 기간을 잘 넘기는 것이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심근염은 그 원인뿐 아니라 동반되는 증상인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동시에 치료해야 한다.

심근염은 항바이러스 제제와 면역억제제, 면역 글로불린을 주사하는 것이 추천되어 왔다. 일반적인 심근염에서는 저염 식이를 하고 여러 약물을 투여해서 심부전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급성 심근염의 경우 심장성 쇼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강심제와 대동맥펌프로도 순환의 유지가 되지 않으면 수 시간 내에 환자가 사망하게 된다. 이때 경피적으로 체외순환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순환부전과 다발성 장기기능부전의 진행을 막아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좋은 치료가 될 수 있다.

A씨의 경우에도 심부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시기에 경피적 체외순환으로 혈액순환을 유지시켜줬더라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급성 심근염의 경우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어 별다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급속히 진행하여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만약 감기를 앓은 후 이전에 없던 호흡곤란이 발생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보자.
김재범 <동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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