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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연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
얼마전 ‘책을 멀리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책 대출이 사라진 도서관’이란 내용의 텔레비전 뉴스를 접하면서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다. 뉴스에서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책을 손에 쥐는 시대가 사라졌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이유가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사실 도서관 열람실에 가면 학생은 많다. 그런데 이들이 보는 책은 공무원시험, 영어나 컴퓨터 등의 자격증시험 준비에 필요한, 대부분 취업과 관련된 것들이다.
날이 갈수록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대학교는 이제 학문을 연구하는 장소이기보다는 취업학원이 되어가는 듯하다. 학생에게 인기가 없거나 취업이 잘 안되는 학과는 사라지고, 학교는 취업률로 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보니, 대학교는 더 이상 지식의 보고나 상아탑의 이미지가 아니다.
프랑스 서북쪽 브르타뉴 지방에는 그 지역만의 특수한 언어 브르통(Breton)이 있다. 이제는 나이 많은 노인분들만 이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 언어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10여 년 전부터 이 지역 대학에서는 브르통언어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학과는 인기학과는 분명 아니다. 그러나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프랑스인에게는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지난주 파리에선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한 파리국제도서전이 열렸는데 그 기사가 국내에까지 소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 문화부 장관, 경제부 장관 등이 전시장을 찾아 몇 시간씩 머물고, 문을 연 17~20일 15만명이 다녀가 한국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두 번이나 전시장을 찾은 오드레 아줄레 문화부 장관은 도서전이 어떻게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느냐는 한국 기자 질문에, “프랑스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책을 사랑한다. 정부가 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원했기에 책 읽는 문화가 꽃필 수 있었다"며 “문화는 프랑스의 심장이며 그 중심에 책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 한국사회에서 문화와 교육은 경제논리로만 비쳐진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만은 없다. 지금까지 보다 좋은 직업, 경제적 성공만을 위해 쫓아왔지만 이제는 문학·철학·인문학 서적을 읽는 것이 시간낭비가 아니며, 삶의 가치를 풍요롭게 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는 것을 우리 젊은이들이 깨닫고 실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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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책을 읽자](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3/20160328.0102208061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