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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훈교 <시인보호구역 대표> |
DIY(Do It Yourself).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직접 해낸다는 뜻의 약어다. 단어 뜻을 그대로 보자면 ‘스스로’가 핵심이다. 우리는 아이 교육을 할 때 어려서부터 ‘스스로 하는 어린이’를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숙제는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데 부모님이 거의 다 해주다시피 한다. 심지어 등하교도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대학교 교육까지는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도를 넘어서 자녀 결혼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위기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 젊은이가 되었음에도 부모의 삶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고단해졌다. 앞서 언급했지만, 스스로 무언가 해내야 하는데 우리 2030 젊은이들은 ‘Do It Yourself’에 무감각하다. ‘스스로’라는 말을 좀 더 확대해석하자면 도전 정신을 말하기도 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칭하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도전과 모험 정신이 젊은이들의 특권임에도 불구하고 부정당하거나 외면 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사직서를 내고 전업 작가의 길을 선언했다. 미래는 당연히 불투명했다. 사표를 내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작은 공간을 문학다방으로 꾸민 것이다. 그러나 페인트칠이며 전기 공사, 테이블과 책장 제작에 이르기까지 까마득한 숙제가 남았다. 가난한 작가 처지에 누구에게 공사를 맡길 형편은 더더욱 아니었다. 할 수 없이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혼자서 감행하기로 했다.
이후 늦은 밤까지 매일 고군분투기를 쓰는 나날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달 뒤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모든 게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DIY 공간이 태어났다.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상처 받을 일도 없다. 부딪히고 도전하는 삶이 일상화되면 미래는 당연히 그의 것이 된다. 아이는 기어 다니다가 마침내는 혼자 걷는다. 우리 청춘도 예전 그때처럼 혼자 걸어야 한다. 삶에 익숙해지지 말고 무엇이든 ‘Do It Yourself’ 하는 삶, 미래는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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