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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연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
미술서적의 경우, 책값을 보면 보통 2만~3만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사람들은 비싸다고 말한다. 특히 학생들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값이 정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자에게 원고료 지급 외 이미지저작권료와 사용료, 저자가 외국인일 경우에는 번역료와 감수료가 추가되고, 교정교열비, 디자인편집비, 인쇄비 등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한 권 만드는 데 정말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전문서적은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아니기에 다량의 책을 한꺼번에 인쇄하는 것은 모험이다. 그래서 최소 1천부를 기준으로 인쇄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배본대행비와 홍보비까지 고려하면 최소 2천만~3천만원은 소요된다. 이 경우, 초판을 완판한다고 해도 본전은 어려운 실정. 그래도 미술전문서적을 출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인은 작년 7월 초 책을 한 권 출판했다. 날이 갈수록 책을 읽는 인구는 줄고, 서점엔 해외에서 판권을 사 온 번역서만 즐비하다. 대형출판사들은 돈이 되지 않는 미술전문서적의 출판을 꺼리고, 한국에서 기획된 전문서적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한국 미술계의 실정과 뉴욕과 파리에서의 현장성이 반영된 내용을 담아내면 우리 미술계에 의미 있는 책이 되어줄 거란 기대로 국내외 저자 6인이 참여한 책을 기획, 출판했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출판계의 현실과 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보통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작품은 자식과 같다고 말한다. 글은 어떨까. 필자가 보기엔 글도 미술작품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전문서적은 학습과 연구, 그리고 현장 경험을 통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책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실정에서 2만~3만원은 큰돈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지적 재산을 하찮게 생각하고, 서양의 이론만 답습하고 받아들인다면 한국의 문화와 예술은 뒤처져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
그러하기에 정부가 나서서 도서정가제를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좋은 책들이 출판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대중적 인식의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살펴야 할 것이다. 유행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 한편으로 예민하고 감각적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 스스로 주관을 가지고 우리 것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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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책값](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4/20160404.0102208014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