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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정 |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 파스칼의 말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일을 해야 하는 걸로 배웠고,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로 자신을 이해시키면서 살아간다. 얼마 전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휴식을 위해 1년간 휴학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아니, 요즘 회자되는 취직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고, 건강상의 이유나 흔한 어학연수를 위한 것도 아닌 휴식을 위해서라니….
합당치 못하다고, 철이 없다고 다그치면서도 내 안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부러움이 설득력을 잃게 했다.
우리의 선조들은 여유의 미학을 즐길 줄 아는 민족이었다. 느리게 천천히 내쉬는 호흡이 모든 전통의 예술품과 생활에 녹아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빠른 정보와 다양한 환경을 적응해나가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으면서 따라가지 못하는 순간을 못 견뎌하고 있다. 또한 그럼으로써 중요한 것을 무심히 흘려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란 생각에 불안해 하기도 한다.
날마다 쏟아지는 사건은 또 다른 사건으로 빨리 잊히고, 더 빨리 정보를 얻고 더 빨리 보고 더 빨리 적응해 나가길 사회는 재촉한다. 나무 한 그루, 맑은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봄꽃의 향기에 취해 잠시 일손을 놓는다고 큰일 나지는 않을 게다.
사람들은 두 번의 삶을 가질 수 있다면 한 번은 하고 싶은 대로, 한 번은 되고 싶은 대로 노력하며 살 것이라 한다. 사실, 한 번의 삶만이 주어진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길에 놓여있지 않은가. 그때마다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을 먼저 선택했던 나의 어리석음이 후회된다.
두 번의 삶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것과 되고 싶은 것이 다른 이도 많겠지만, 변하지 않는 하나의 가치를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자기만의 시간을 인정해주고 다가올 100세 인생에 1년의 휴식을 원하는 아들을 흔쾌히 인정해주는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
그래, 아들아. 넌 여유 있게, 자유롭게 살아라. 삶의 속도를 조금만 늦춰도 누릴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으니 네 삶의 목적과 방향을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조각해 보아라. 1년이 지나고, 그 이후에 지금 누리고 싶은 자유와 맞바꿔야 하는 현실이 다가올 때 두렵거나 힘들어도 너의 몫으로 가져가야 하겠지만,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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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휴식](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4/20160407.01021075456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