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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 |
모처럼 만개한 벚꽃과 목련이 꽃비로 하얗게 떨어져 내린 걸 보면서, 얼마 전 만삭의 몸으로 어찌할 줄 몰라했던 어느 태국 소녀의 가슴 아픈 반성문이 생각난다. 지체장애인과 결혼해서 딸까지 가졌지만,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간 캄보디아 아내도, 호흡 곤란으로 우리 병원에서 진료 받았던 스리랑카에서 온 불법체류자 수몬도 모두 다문화 난민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단군의 피를 이어받은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내세우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외국인이 170여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국제 결혼 비율은 8%에 돌입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어렵고 힘든 3D 업종을 배제하고 있어 2050년까지 다문화가정 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50년에는 전체인구의 5%, 즉 우리나라 국민 20명 중 1명이라는 엄청난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 층의 출산율 감소로 2050년에는 초등학생의 15.3%, 영유아기 아동의 24.7%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로 구성된다는 통계학적 결과도 나왔다.
긍정적 측면은 인구 감소의 위기를 앞둔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정이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의 결혼이민자 중 상당수는 언어의 장벽에 따른 의사소통 문제, 문화적 차이에 의한 갈등과 문화적 충격 등으로 우리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고 있다. 가정폭력, 자녀 교육, 낮은 경제 수준 등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과연 한번쯤 그들을 위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내 가슴에 손을 얹고 나 자신에게 반문해본다. 수년전 미국에서 소아과 병원에 근무할 때, 백인 아이가 내게 물었다. 선생님은 피부색이 왜 다른가요? 나는 그 아이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빨간색의 꽃만 있는 것이 아니고 노랑, 파랑, 보라 등 여러 색의 꽃이 있듯 세상에는 여러 색깔의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존재한다고. 당시 미국이란 곳에선 나 자신도 다문화 난민이었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사회는 범죄와 사회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문화가 중요하듯, 그들의 문화 또한 고유의 가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문화 가족을 위해 봉사하고, 우연히 지나치다 그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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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다문화 난민을 위하여](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4/20160408.01017074850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