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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의 한쪽을 찾아서

2016-04-12
[문화산책] 나의 한쪽을 찾아서
이성호 <포스트콜로퀴엄 기획팀장>

책을 읽는 것을 인생을 얻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간접적으로 체득하기 때문일 테지만 요즘은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이것들을 공유하고 습득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종이책을 읽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연 평균 독서량이 10권도 채 되지 않음을 볼 때 그만큼 생활의 각박함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한다. 정보를 습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하는 독서의 행위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 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진리는 바꾸어 말하면 그 책이 한 삶의 인생을 바꿀 만큼 좋은 책이라는 사실에 맞닿아 있다. 이렇게 보자면 독서는 책을 얼마나 많이 읽는가보다는 얼마나 좋은 책을 읽는가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아주 오래 전 친구가 선물한 셸 실버스타인의 동화 한 권에는 자신의 한 조각을 잃어버려 이가 빠진 모습을 슬퍼하던 동그라미가 자신의 조각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가 있다. 조각을 찾아 다니는 동안 동그라미는 바다도 건너고, 산도 올라보고, 햇살을 만끽하기도 하고, 추위에 떨기도 하지만 이 여정 속에서 다양한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한 조각을 만났지만 너무 크고, 또 한 조각은 너무 작고, 다른 한 조각은 너무 뾰족하거나 너무 약해 자신에게 맞는 조각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았다. 어느날 자신에게 꼭 맞는 조각을 찾아 아무 흠이 없이 완전하게 된 동그라미는 뛸 듯이 기뻐하며 길을 간다. 이전보다 훨씬 더 빨리 구를 수 있게 된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 구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자신이 좋아하는 벌레를 만나도 인사조차 할 수 없고 꽃을 만나도 향기조차 맡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그라미는 자신이 애써 찾은 조각을 살며시 내려놓고 다시 덜컹거리며 즐겁게 길을 간다.

우리는 채워지지 않는 무엇 때문에 항상 허기에 시달리며 조급해 한다. 그리고 우리 사는 사회 또한 보다 더 완벽한 형태의 시스템형 인간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을 갈망하는 과정에서의 삶은 완전히 채워져 빨리 달릴 때보다 훨씬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덜컹대지만 천천히 굴러가다 보면 아름다운 주위의 풍경에 동화될 수도 있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그 부족함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뜻밖의 행복을 독서를 통해 발견하며 천천히 생활의 의미를 음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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