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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학의 품격

2016-04-13
[문화산책] 문학의 품격
정훈교 <시인보호구역 대표>

시하늘 시낭송회에 216번째 시인으로 초대되었다. 모르긴 몰라도 그동안 내로라하는 시인 상당수가 다녀갔으리라. 매달 회원들은 기꺼이 자신의 시간 일부를 뚝 떼어, 이 일을 하는 데 쏟았으리라. 이날은 구미, 경주 등 경북지역 외에 제주도서 건너온 시인도 있었다. 회원들은 당신의 행보가 빛나든, 빛나지 않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오고 있었다.

지금 우리 문단에서는 소위 문단의 주류(또는 내로라하는 작가)라고 불리는 이들이 대형출판사를 배경으로 두고, 그들만의 잔치를 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와 같은 행사는 독자와 소통하기보다 작가나 출판사의 품격을 세우는 데에 더 골몰했다. 비단 문학뿐이겠는가. 음악이나 미술판도 매한가지다. 순수 예술을 지향한답시고,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의 예술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술을 소비하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독자와 시민임에도, 이들의 품격을 세워주는 일에는 아주 인색하다. 어떤 이들이 그들의 세계에 빠져 소통되지 않는 작품을 쏟아낼 때, 어떤 이들은 시하늘처럼 독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런 문학의 외연 확대가 없었다면 시인들은 진즉에 멸했을 것이다.

이날 초청된 김용락 시인은 기록문학과 구비문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하늘 회원들이 해온 수십 년의 봉사와 수고는 기록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골방에서 처연히 자신의 시를 써내려가는 이들은 기록문학으로 남겨질 확률이 훨씬 높다고 했다.

회원들 또한 알고 있으리라. 그럼에도 이 길을 고집하는 것은 사명감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 길을 가야 하고, 그 누군가가 있어 다음이 있고 또 다음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고상한 척하는 이들은 이 길을 가지 않는다. 이율배반적이게도 이들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집이 많이 팔리거나 유명해지길 바란다.

시하늘의 뜨거운 행보가 어느새 20년을 바라보고 있다니, 고마운 일이기도 하고 기적 같은 일이기도 하다.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다면 이들도 진즉에 쓰러졌을 것이다. 엄한 시를 쓰며 시인입네 하는 이들보다, 이들의 행보가 오히려 더 가치가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지역문학을 아스라이 지켜가고 있는 그들의 노고와 열정에 숙연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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