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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효연 <누스페어 동시대미술연구소장> |
내년, 한국에 첫 해외 미술관으로서 퐁피두센터 분관이 열린다고 한다. 센터 내 샤갈, 피카소, 칸딘스키 등 100여점으로 구성된 소장품을 전시하면서 동시에 기획전시, 어린이 교육센터, 영화, 퍼포먼스도 복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미술관 운영은 국내 기업의 투자를 받아 독자적 사립미술관의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소식은 국내미술관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거란 의견과 장소 제공 말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분관 설립을 위해 퐁피두 측에 지급하는 연간 로열티는 150만유로(약 20억원), 기존 건물 리노베이션 비용 등을 포함해 첫해 약 1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고, 이렇게 5년간 운영하고 추가 연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해외 미술관의 프랜차이즈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필자 역시 달갑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연간 로열티 외에도 기관운영비를 고려하면 해마다 20억원은 더 소요될 것이다. 그럼 이를 만회하기 위해 관람객들은 분명 비싼 관람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2011년 프랑스에서 조선시대 외규장각 의궤가 한국에 전달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병인양요(1866년)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는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145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것인데, 이 또한 영구 임대란 형식으로 5년마다 갱신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이 두 가지 내용을 접하면서 왠지 가슴이 먹먹하다. 한국인들에게 문화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하며, 국제 무대에서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을까. 문화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로 전락해버린 한국인들이 누려야 할 문화의 대상은 무엇일까. 세계를 무대로 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화는 소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전달되기보다는 상호교류를 통한 서로 간의 발전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퐁피두센터 서울관이 생길 때 파생되는 효과로 이들의 브랜드 확장 외, 우리의 문화도 프랑스에 소개될 수 있는 물꼬를 터놓고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서양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흡수하는 모습이 아니라, 교류의 파트너로 동등하게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나 국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거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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