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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함께 성장하는 법

2016-04-19

봄날, 따뜻하고 화창한 휴일. 만개한 꽃들을 보면 불쑥불쑥 어디론가로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욕구가 쉬 가시질 않는다. 봄은 어쩌면 어느 장난꾸러기 신이 만들어 놓은 계절인지도 모르겠다. 외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봄은 몸도 덩달아 부지런해져야만 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있는 집안은 특히 그렇다. 봄날뿐만 아니라, 매주 휴일이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이들 키우는 부모의 주말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나 눈썰매장, 봄이면 놀이공원, 여름이나 가을이면 수영이나 캠핑 가자고 보채는 것이 아이들이라 부모의 휴일은 거의 반납해야 하는 수준이다. 아이들에게 보람된 주말과 휴일을 선사하려면 좋은 문화행사에 대한 정보도 빨라야 하고, 혹 미리 짜놓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을 소화하기 위해 부모는 무척 부지런하고도 창의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굳이 멀리 가지 않고 공원에서 해바라기를 하더라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무언가 하기를 바란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 가족 역시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투정과 성화에 서로 얼굴 붉히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지만 결국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주고야마는 나약하고도 안쓰러운 부모의 마음이란….

그래도 가끔씩 아이가 변화하고 성장해 가고 있음을 볼 때면 나름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가령,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타다 그 바퀴를 떼어달라고 한다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일어나 걸을 때, 혹은 캠핑 텐트를 함께 치며 서로 힘이 되어줄 때, 비록 혼자서 자전거와 스케이트를 타게 하려고 허리 숙여 손 잡아 주고 텐트를 치기 위해 온 몸이 땀범벅이 될지라도 아빠된 나는 결코 그것이 고단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그렇게 커가는 아이들이 오히려 대견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숭숭 뚫려있는 작은 구멍 사이로 새어 들어왔다 가는 바람은 어쩔 수 없이 가슴을 쓰리게 한다. 누구의 아빠, 엄마가 아닌 본래 나 스스로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회한같은 것들 때문이다. 아이들이 저만큼 커 가는 동안 나는 내게 무엇을 하였는가, 스스로를 위해 투자한 무엇이 있었는가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이제 내가 하지 않았던 것 가운데 피아노나 기타처럼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려 한다. 그리고 아이의 동의를 구해볼까 한다. 아빠가 이것이 하고 싶은데, 너도 같이 하지 않을래 하고.

이성호 <포스트콜로퀴엄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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