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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자유의 조건

2016-04-26

미국의 시인 프로스트의 고향 집 앞으로는 두 개의 오솔길이 나 있었나 보다. 그는 두 갈래로 갈라진 그 길의 갈림길에 서서 두 길을 동시에 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하며 오랫동안 한 길을 응시하고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은 길을 선택해 가기로 마음 먹는다. 길은 다른 길로 이어져 끝이 없으므로, 그가 다시 여기로 돌아와 다른 길을 갈 수 있을지 어떨지 의심하면서…. 훗날 그는 어디선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 해석만으로 보자면 단순 명료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숨은 뜻을 찾아내자면 참으로 깊은데, 바로 순간의 선택과 연관된 자유의지에 관해 생각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인이 갈림길에서 풀이 적당하게 자라 목가적 풍경이 한층 더한 다른 길을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그렇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핵심은 결과가 어떻게 되었건 시인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하나의 길을 선택해 갔다는 것이고, 그 의지가 결국 모든 것을 달라지게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어떤 일에 행동하게끔 하는 것, 이것은 바로 용기다. 한 사회학자의 말처럼, 거창한 용기는 우리를 일상의 삶에서 벗어나는 길로 인도하지만 우리의 일상적 삶을 인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매일의 일상적인 삶 그 자체이기에, 순간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서 내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으로 발걸음을 옳기고자 노력하는 작은 용기를 지닐 필요가 있다. 이건 자유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자유를 꿈꾸고 이야기하지만 진정 자유롭다고 느끼지는 못한다. 보이지 않는 억압이나 구속에 얽매여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 얽매인 일상들 속에서도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자 노력했어야 했다. 자유란 이런저런 조건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발행되는 자판기 티켓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든 나 자신이 만들어가야 할 세공품이기 때문이다. 요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인문학의 필요가 여기에 있다. 내가 스스로 옳다고 생각되는 삶을 선택하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자유를 얻는 방식을 깨우치는 것. 인문학은 단지 지식이 아닌 삶의 실질적인 질문과 연결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하는 것이 아닐까. 이성호 <포스트콜로퀴엄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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