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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우리 백자의 정신

2016-05-23
장성용 <계명문화대 교수>
장성용 <계명문화대 교수>

우리 도자기는 인류가 토기라고 하는 것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그릇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생활의 미를 통한 나름대로의 미적 추구를 통해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다른 예술품에 비해 가장 진솔하게 그 민족의 감성을 드러낸 대표적 예술품으로 인정받았다.

예술작품은 인간의 철학과 사상을 바탕으로 삶에서 추상화한 가장 잘 다듬어진 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백자에 나타난 미적 가치는 삶의 철학을 이끌어가는 인간의 정신을 표상한다는 점에서 인간가치와 동일시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역사 속에서 선조들로부터 이어받아 예술의 유산으로 남겨진 미술품들 중에 숨겨진 미적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선조들이 어떠한 사상으로 살았으며, 그들이 추구하였던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관, 그리고 형이하의 세계에서 표현되고 있는 인간가치가 우리의 백자를 통해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눈을 뜨고 주변이 밝을 때에만 사물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눈을 감은 상태에서 세상이 어두컴컴해도 마음의 눈으로 상을 그려 볼 수 있는 것처럼 따뜻하고도 희기만 한 빛, 약주 맛일 수도 있고 털털한 막걸리 맛일 수도 있는 백자의 모습. 양손 가득히 올리면 손가락에, 온몸에, 머리 위에 차오르는 사랑, 눈을 감으면 항아리 속에서 한없이 넘치는 것이 있어 껴안는 자의 혼을 적신다. 왠지 하얀 항아리는 소리 없이 울린다. 이것은 너무나 욕심이 없고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백자에 나타나는 본질을 중시하며 간결하고 절제된 표현은 전통적으로 계승되어 온 물질 자체에 대한 외경심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농업사회를 기반으로 검소, 검약 사상을 인간이 만들어내는 물질문명에 담음으로써 자연에 대한 아낌과 존중의 도덕적 정신을 구체화시키고자 한 것이 바로 백자의 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은 호화로운 장식과 기교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고전적으로 표현, 즉 본래의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으로 나타나면서 조선 500년 백자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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