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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대의식을 바탕으로 현실을 치열하게 기록해 나가는 프로 작가도 아니고 동시대 미술양식을 구현하며 대중과 소통하고자하는 전업작가도 아니다. 또 자신의 미적 취향, 감성을 순수하게 표현하며 주위와 공감하려는 아마추어 작가도 아니다. 전공자가 아닌 그가 9년치 이상의 작품발표 실적을 충실히 챙겨서 규정에 따라 한국미술협회에 가입한 공식적 작가도 아니다. 그 어떤 공모전을 통해 작품을 검정받은 적도 없다.
그래서 현대미술 운운하며 치기어린 작품을 전시다 또는 그 작품에 평론이다 할 때에 미술계는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언급했듯이 그는 작가도 아니고 잘해야 미술을 통한 문화적 호사를 누리고 싶어하는 정도인 듯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발언이 공분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한국 화단에 그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미미한 경우다. 단지 그의 무지하고 비양심적 발언이 행여 작업실에서 창작을 위해 어려운 현실적 여건 속에서도 시대적 가치를 기록해온 작가들에게 누가 될까 염려스러웠을 뿐이다. 실상 우리도 이제 국시를 문화융성이라 해 삶의 품위와 가치를 문화를 통해서 풀어내야 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국 전체의 문화적 성숙도가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작가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다.
극히 일부의 작가들은 평생을 추구해온 작품세계가 조명 받으면서 작품의 청탁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주로 그의 영향을 받은 제자들이나 후배들이 작품제작 과정에 조력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현재 화단의 중진작가는 물론 원로화가조차 구상 단계에서부터 작품의 완성은 물론 액자의 형태까지 자신의 의도에 따라 이루어지며 전시를 위한 작품 운반도 대부분 직접 한다. 이처럼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작가들의 작품을 향유하고 삶의 향기를 취하면서도 작가에 대해 이에 걸맞은 예우를 해오지 못했다. 가족들이 함께 생계를 해결하면서 예술적 자존심을 자부심으로 삼아 견뎌왔다.
그가 말한 것과 같은 다 그려진 작품에 덧칠하고 사인하는 관행은 없다. 더구나 작품세계가 조명 받으면서 많은 작업량을 소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송 스케줄에 쫓겨서 비도덕적인 대작(代作)을 관행이라 하는 어이없는 발언이 그의 가벼움을 확인케 할 따름이다. 대작은 도덕적으로 안 된다. 검찰에서 소환, 조사한다니 그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술에 대한 관심과 전시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려는 연예인들에게는 사과해야 할 것이다. 그들도 세인에게 그처럼 호사가적 태도나 비양심적 작화태도로 비쳐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최성규 <한국미술협회 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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