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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교과서에만 나오는 예술가

2016-05-27
[문화산책] 교과서에만 나오는 예술가
장오 <대구시립무용단 제작기획>

올해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지만 미술계나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루지 않다 보니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관심 있는 사람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중섭이라는 이름을 황소 그림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붉은 황소처럼 강렬한 예술가가 아닌 어린아이의 동심과 천진함을 간직한 순수한 예술가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한 가난한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은지화 그림들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써내려갔던 편지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제주도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이중섭거리’가 이중섭이라는 예술가보다 더 유명하다. 그렇다 보니 ‘이중섭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이중섭의 예술혼이 아닌 맛집과 여행코스뿐이다. 이렇게라도 이중섭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어서 감사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2016 한국 미술계 키워드로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서 이중섭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근대서양화의 근원지라 하는 대구에서 이중섭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실망스럽다.

얼마 전 ‘앙드레 김 브랜드가 샤넬이 못 되는 이유’라는 글을 봤다. 앙드레 김이 죽자 그 밑에서 수십 년 동안 옷을 만들던 사람들이 자격증이 없어서, 가방끈이 짧다는 이유로 다시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앙드레 김’ 옷을 입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중섭과 앙드레 김 같은 예술가와 장인을 기억하지 못하고 지켜내지 못한다면 피카소나 샤넬 같은 예술가와 명품은 영원히 나오지 않을 것이다.

100주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미술계는 물론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예술가 이중섭을 보면서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죽어서만 빛을 볼 수 있는 예술가의 숙명이라면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잊혀 가는 게 우리나라 예술가들의 운명인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뚜렷한 연고 없이 제주와 서울, 대구 등을 떠돌며 생을 마감한 천재화가의 비운의 삶과 탄생 100주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대구시립무용단이 이중섭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품이 작게나마 이중섭을 다시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앞으로는 교과서가 아닌 우리 삶의 주변에서 예술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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