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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용 <계명문화대 교수> |
도자기는 인류문화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당시의 문화와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한 가지 척도가 된다. 토기, 도기, 석기를 거쳐 인류가 창안한 것이 자기다. 결국 도자기의 정점은 자기인 것이다. 자기는 순도 높은 백토로 성형을 하고 그 위에 유약을 입혀 1천300℃의 가마 안에서 구운 것으로, 흙과 유약이 완전히 자화돼 반투명질의 상태가 된다.
지난 17세기까지 백자를 만드는 기술은 지금의 반도체 이상의 첨단 기술이었다. 일본은 임진왜란을 계기로 자기를 만드는, 특히 백자를 만드는 비밀을 조선 도공을 통해 알아냈다. 일본이 그 기술을 얻기까지 백자를 만드는 기술은 중국과 한국만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백자를 만드는 하이테크 기술을 가진 조선은 백자의 진가를 인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활용하여 국가 도자산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얻은 백자기술을 활용해 도자기 교역을 통해 부를 축적했고 메이지유신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도기, 석기의 단계는 일찍 도달했지만 자기를 만드는 단계에 도달한 국가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그 몇 안되는 국가 중에서도 수백 년을 앞서서 자기를 만들어냈다. 조선의 백자기술은 일본을 거쳐 유럽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독일은 철저한 분석과 모방을 거쳐 1710년 유럽 최초의 자기가 독일 마이센에서 완성되었다.
우리의 백자는 과거 도자기 산업화에는 실패했지만, 무위자연 무념무상의 스스럼없는 자연미가 배어나는 그야말로 인공적인 작위를 거부하고 색과 형태, 문양 등을 통해 무심의 미학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그 정신세계는 한국 도자의 바탕이다.
향후 우리 도자산업은 인간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그 정신을 잃으면 안되며, 이 같은 정신과 다양성을 생명력으로 더 나은 삶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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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우리 백자의 기술](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5/20160530.01022080619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