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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차별

2016-06-23
[문화산책] 차별
조지영 <성악가>

버스를 타고 멍하니 창밖을 보다 눈이 마주쳤다. 그때 버스가 멈추면서 계단 위로 휠체어 경사로가 나와 그분을 배려한다. “고마워요.” “천만에요.” 그 짧은 인사로 인해 버스 안이 포근해진다. 그 분이 올라 올 때까지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누구 하나 인상 찌푸리는 이 없다. 당연한 듯 자리를 비켜서고 웃으며 반긴다. “여기 당신 자리예요.” 보호 기둥 외에 아무것도 없는 넓은 자리로 가 자신의 휠체어를 고정시키고 앉아 창밖을 보는 분의 편안한 눈. 확실하게 앉은 걸 본 기사님은 조심스레 버스를 출발시킨다.

길을 가다 한 무리의 장애우들이 지나간다. 동물원에 간단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의식하지 않고 지나친다. 언제 우리가 길을 가다 사람들을 빤히 본 적이 있나? 그와 같다.

학교에 눈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노래하는 그는 그 누구보다 독일 가곡을 잘 표현한다고 다들 입 모아 말한다. 천천히 흰 지팡이를 들고 무대로 나와 가만히 읊조리듯 부르는, 황홀한 연주 뒤 그는 너무도 예쁘고 상냥한 약혼자와 함께 내려간다.

지금 한국의 길에서는 장애우들을 쉽게 볼 수가 없다. 마치 우리나라에는 살고 있지 않는 것처럼. 그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수영장에 장애 아이를 데리고 가 수영 시킨 날에는 부모가 그날 수영장 청소를 다 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나? 안내견은 주인이 타야 하는 버스를 안내하다 말고 소리 한 번 못내고 주인을 쳐다보며 주춤한다. 운전사가 못 타게 하는 것이다. 그는 동물 출입금지조항을 지킨 것이지만, 그럴 때는 조금은 융통성을 발휘해도 좋을 것 같다.

“I don’t think we are in Kansas any more.”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 도로시가 회오리바람에 말려 오즈의 나라에 가자마자 강아지 토토에게 한 말이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완곡해 표현한 문구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나는 이렇게 쓰고 싶다. 학교에는 어디서든 장애우들을 볼 수 있고 함께 공부하며 점자 악보 및 책이 있고, 곳곳에 청각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이 있으며, 그들과 같이 밥을 먹고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된다면 기분 좋게 “한국이 아닌 것 같아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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