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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어머니가 태어나신 날

2016-08-02
[문화산책] 어머니가 태어나신 날
권경훈 <연극인>

지난달 31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어머니의 82세 생신이었다. 어머니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모여 점심식사를 했다. 다들 바쁘다는 이유로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행복을 못 느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목사님과 이모님들도 자리를 같이했는데 어머니는 내내 즐거워하셨다. 우리 어머니는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도 멀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혼자서 식사도 못 하신다. 어머니는 요양병원 생활이 갑갑하셨던 것 같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하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 1년에 몇 번이나 오늘처럼 즐거워하실까. 내년, 후내년에도…. 초기 치매증상을 보이고 있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2014년 대구연극제 경연작품으로 ‘소금꽃’이라는 공연에 참여한 적이 있다. 2012년 대구를 배경으로 엄마와 삼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갈수록 치매증세가 심해지는 엄마를 보살피며 힘든 일상을 살아가다 결국 보험에 가입하고 어머니를 버리는 내용이다. 막장 연극이다.

치매는 그만큼 무서운 병이다. 온 가족의 물질적, 정신적 고통이 상상 이상이다. 우리 어머니만이라도 피해 갔으면 했는데. 인정하기 싫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어머니는 자식들 힘들까봐 요양병원이 편하고 좋다고 연신 이야기하신다. 진짜 자식보다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이 좋고, 편할까. ‘소금꽃’이란 연극은 철없고 불효막심한 막내아들인 나를 철들게 했고, 아직 효자는 아니지만, 더 이상 불효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했다.

실로 연극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우리의 연극은 우리 사회의 삶과 어떻게 만나고 있느냐의 문제다. 굳이 정책적 관심이 아니더라도 연극의 외연을 확대하는 다양한 연극활동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그러한 시도들이 좀더 본격화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연극의 외연이 확대되고 다양한 연극 활동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살피는 것만큼이나 연극이 다양한 맥락에서 어떻게 놓여있는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연극이 우리 삶에 필요한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다. 연극은 세상의 불화와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대면한다. 훈련된 전문가의 공연이건 일반인의 공연이건, 극장이건 삶의 터전이건. 연극의 세세한 방법론을 떠나, 연극이 시작되는 순간 우리 모두를 사로잡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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