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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자기 안의 별

2016-08-24
홍영숙 <시인>
홍영숙 <시인>

어릴 적 시골에서 보던 밤하늘은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별들의 향연이었다. 해가 저물면 엄마 생각에 한껏 풀죽어 있는 나를 무릎에 눕히고 고모는 다독다독 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다. 어린 나는 국자처럼 생긴 북두칠성을 찾아 은하가 흐르는 하늘을 잠들 때까지 헤매고 다녔다. 마당에는 모깃불이 뽀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여름 밤의 우주 쇼가 펼쳐진다는 소식에 아이들을 데리고 팔공산으로 달려갔다.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쏟아진다던 지난 12일 밤, 거리는 불빛으로 가득하고 도시는 한층 더 더워보였다. 우리는 서둘러 시내를 빠져나왔다. 같은 목적으로 산을 오른 수많은 자동차들이 이미 도로를 가득 메웠고, 사람들은 별보기에 좋은 자리를 찾느라 서성거렸다. 인도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숲 그림자처럼 곳곳에 누워있었다. 우리도 청소년수련원 깊숙이 들어가 돗자리를 펼쳤다. 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꽤 시원했다. 초등생인 막내조카는 별이 언제 떨어지냐고 칭얼대기도 했지만 금방 밤풍경에 익숙해졌다.

어둠속에 누워 별자리이야기며 다음 주에 떠나기로 한 가족여행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하늘 한쪽에서 밝은 불빛이 빠르게 지나간다. “별똥별이다!” 누군가 소리쳤다. 크고 작은 유성이 산발적으로 우리의 머리 위를 스쳐가는 동안 사람들의 함성과 탄성이 동시에 오간다. “애들아, 저기 큰 별 세 개 보이지?” 머리를 맞대고 세 개의 별을 향해 시선을 모으는데 주먹만한 별 하나가 주황빛 꼬리를 길게 그리며 쉬웅~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순식간의 일이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못했던 것 같다. 잠시 후 “아~ 소원을 못 빌었어” 하는 막내의 한숨 섞인 한마디에 와르르 웃음이 터졌다. 꼬맹이는 그제야 신이 났는지 적극적으로 떨어지는 별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우리는 별똥별의 긴 꼬리에 각자의 소원을 매달아 날려보내며 마냥 즐거운 밤을 보냈다.

우리는 저마다 가슴에 별 하나를 품고 산다. 팍팍한 도시 생활 속에서 때때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마음을 나누는 일은 곧 자기 안의 별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한 그 밤이 내게는 참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다. 불빛을 거두면 별은 더욱 빛난다. 가끔은 화려한 현실의 별을 뒤로하고 자기 안의 별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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