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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진환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홍보부장> |
낡은 책상과 의자 그리고 오래된 타자기와 전기스탠드. 밟으면 삐걱거릴 것 갈은 나무 마루와 딱딱한 나무 침대…. 침대 아래엔 무더운 베트남 날씨에 헉헉, 한숨을 토해냈을 구형 선풍기…. 라디오와 골동품 시계도 보였다. 베트남 최고의 영웅이자 대통령이었던 호찌민의 거처 ‘냐산(NHA-SAN)’의 모습이다. 그가 1958년부터 11년 동안 머물던 곳이다.
베트남 출장 중 잠시 짬을 내 찾은 베트남 지도자 호찌민의 거처는 검소했다. 아니 한마디로 초라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머물던 곳이라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았다.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처럼 호찌민도 외세와의 전쟁과 혁명의 혼란기를 거치며 나라를 구해냈다. 하지만 드물게 자국민들에게 무한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검소함과 청렴함, ‘호 아저씨’라고 불리는 친근한 이미지였다.
그는 베트남인들에게 평생을 민족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통일을 위해 바치고, 강대국 프랑스·미국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다. 하지만 그는 권력을 잡은 후에도, 이를 통해 어떤 부귀영화도 누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죽었을 때 남긴 재산은 슬리퍼 한 켤레와 옷 두 벌에 책 몇 권이 전부였다. 그런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통일 후 베트남 국민들은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을 그의 이름을 딴 호찌민으로 개칭했다.
2017년 내년. 그의 이름을 딴 호찌민시(市)는 특히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특별한 도시로 다가올 전망이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터키 이스탄불에 이어 세 번째로 해외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이곳에서 열린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베트남은 물론, 세계 각국의 문화가 어우러지는 지구촌 문화 축제의 장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2017년 수교 25주년을 맞는다. 두 나라는 부모를 모시고, 유교 사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등 다양한 면에서 문화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 근래에는 한국으로 시집온 결혼 여성의 수가 5만명에 이르는 ‘사돈의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K-pop 팬클럽 회원 수가 30여만명에 달하는 등 한류의 인기가 그 어느 곳보다 높다. 영웅의 이름을 딴 도시, ‘2017년 호찌민’에 대한민국 문화의 거센 바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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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호찌민](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9/20160913.01025080632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