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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 |
이사도라 던컨이 토슈즈를 벗어던지고 현대무용을 개척한 이후 많은 예술가들이 현대무용을 꽃피웠지만 정작 대중에게 현대무용은 아직도 난해한 그 무엇으로 남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고전발레는 주요한 동작이 가지는 나름의 의미가 있고,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지만 현대무용은 무대 위 저 무용수의 몸짓이 대체 뭘 뜻하는 건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 프로그램북을 읽어봐도 일반 관객은 알쏭달쏭하기만 할 뿐이다. 추상성의 단계를 놓고 봐도 배우가 구체적인 행위와 말을 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극이나 영화에 비해 일단 입을 막고 몸짓으로만 전달하는 무용은 덜 구체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예술 관련 전문가들은 21세기 예술의 대세는 무용이 될 것이라고들 말한다. 뭘 믿고? 여기에 답을 하려면 무용 대신 춤이라는 단어를 갖다놓고 생각해봐야 한다. 원래 춤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끓어오르는 에너지, 폭발하는 감정을 발산하기 위해 인간은 옛날부터 춤을 췄다. 그리고 세상의 그 많은 인종, 민족에겐 다 각자의 춤이 있다. 영어로는 ‘댄스’ 하나인데 춤과 무용은 뭔가 다른 단어인 거 같다. 클럽 가서 추는 막춤도 춤인데 무용은 뭔가 작품으로 만들어놓은 걸 말하는 것 같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럼 이제부터 춤이라는 말로 통일하자. 클럽, 무도장이 아니어도 이제 젊은이들은 거리에서 춤을 추고, 그러던 친구들이 세계챔피언이 된다. 초등학교 여학생들은 아이돌이 추는 골반댄스를 아무 부끄럼 없이 따라 춘다. 몸매에 좋다고 발레학원에 사람들이 몰리고 TV에선 춤 오디션프로그램도 인기다.
잘났든 못났든 자신의 몸을 스스럼 없이 내놓고, 무대 위의 아름다운 몸을 지켜보는 것이 이제 더 이상 부끄러운 짓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말이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가로막는 답답한 이 시대에 몸짓이 전해주는 직접적인 에너지에 사람들은 해방감을 느낀다.
무용을 보면서 “어려워요” 하는 이들에게 이런 말씀을 전한다. “솔직히 저도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요. 근데 몸을 보세요. 아름답지 않나요?”
공연의 계절 가을이다. 서울에는 20년 된 무용축제가 열리고 대구에도 크고 작은 무용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엔 수성아트피아에서 발레도 볼 수 있다. 자, 이제 당당하게 아름다운 몸을 보러 공연장으로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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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무용의 시대](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09/20160929.0102307584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