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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기를 배우면서부터 무수히 들어온 말은 “연극을 하려면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였다. 요즘에는 “연극을 하면서 인간이 되어 간다”라고도 한다. 그만큼 연극 작업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배우가 역할을 이해하고 인물을 그려내는 과정에는 인간에 대한 숱한 고민과 자기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철저한 협력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연극은 절대로 혼자 할 수 있는 예술 장르가 아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연극 수업은 이러한 과정이 거의 생략되다시피 하기 때문에 결과 위주의 수업에 급급한 것이 사실이다. 완성된 작품을 발표하는 것도 의미 있다. 하지만 연극적 경험을 통해 진로와 직업 탐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적합하게 합리적인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이 짧은 회기에서 이루어지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아우구스토 보알은 “연극을 발명할 때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했다. 연극예술은 여러 예술 분야 중에서 인간의 육체적, 영적 본능을 가장 가깝게 표현하는 예술 장르이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 것, 즉 자기를 들여다보는 기술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조화롭게 존재하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하기, 그것이 연극인 것이다. 과정의 연극을 수행하며 학생들은 창조자이며 주체자인 동시에 실행자의 역할을 해낸다. 그 속에서 가장 의미 있는 교육이 바로 배려이다. 정·반·합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매 순간 인간과 사회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이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이에 엮여 있는 상호관계의 표현을 교실로 옮겨 놓았을 때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 된다. 대부분의 연극인 강사들은 이러한 과정 중심의 연극 수업이 무대 공연을 목표로 한 연극 수업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 요구되는 작품 발표를 위한 공연 준비에 의해 스스로 만족스러운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물론 공연을 하는 것 자체로도 교육적 효과는 상당하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짧은 회기에 작품을 완성하기에는 상당히 미흡한 것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한계에 맞닿기도 하는 것이다. 2018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연극이 일반선택과목으로 신설될 예정이다. 통합예술교육을 포용하는 연극 과목의 역할이 매우 기대된다. 교육 현장에서의 연극과 연극 고유의 기능들을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교실을 희망해 본다.최영주 <극단 동성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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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연극과 교육](https://www.yeongnam.com/mnt/file/201611/20161130.0102307541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