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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한 <커뮤니티와경제 팀장> |
세상의 모든 비영리조직은 한결같이 어제보다 1㎜라도 더 좋은 세상을 꿈꾼다. 어찌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구름 위에나 있을 법한 이상향을 좇는다. 무리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사회)과 그 사람들의 터전(지역)의 변화(사회혁신)는 어떻게 생기는 것인가. 딱 들어맞는 정답은 아니겠지만, 2005년 6월 스탠퍼드대학교 졸업식에 연사로 섰던 스티브 잡스는 변화의 실마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애플의 창업자는 몸도 청년이던 시절, 리드 대학에 입학하지만 대학 교육에서 의미를 찾지 못해 6개월 만에 자퇴를 한다. 대신 학교에 남아 관심 있는 수업을 청강하고 그 당시 리드 대학에서 유명했던 캘리그래피, 서체 강의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 시절 눈뜨게 된 서체의 아름다움은 10년 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체가 탑재된 최초의 매킨토시 개발로 이어진다.
‘이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잡스는, 앞을 내다보면서 모든 일의 연결고리를 알 수는 없지만 지난 과거 일들의 연결고리는 알 수 있으므로, 일련의 사건들이 미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일이 미래와 연결된다는 믿음이 자신의 마음결을 따라서 살아갈 자신감을 심어주며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이것이 인생의 차이를 빚어낸다고 격려한다.
정말 우리의 모든 사건이 미래의 어느 순간 꽃처럼 피어나는 것일까. 우리의 인생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다른 것과 이어진다는 것의 전제는, 점 하나가 이미 나에게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닐까. 다른 점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나의 점이 희미하고 작디작더라도 분명히 찍혀있어야 한다. 내가 제대로 서 있지 않는데 다른 점이 다가올 리 만무하며 어느 점을 만나러 가야 하는지 아는 것조차 아득히 먼 일인 것이다.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비영리단체에 몸과 마음을 담고 있다면, 이런 변화의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내가 쉽게 지치는 것은 나의 점이 찍혀있지 않은 채 세상의 변화를 부르짖기 때문은 혹시 아닐까. 열정적인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보다 채움이다. 연결이다. 면을 넓혀갈 것이 아니라 우선 나의 점을 찍고 펼친 손을 빛가리개 삼아 근처에 있는 점부터 눈여겨볼 때다. 커넥팅 더 닷츠. 이미 존재하는 가치의 부족을 만나자. 덜 지치고 더 신나고 더 빠른 길일 수 있다. 세상에 선한 의지가 1㎜ 더 뻗어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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