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홍 파국 치닫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형성된 전장에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전면전에 돌입, ‘임전무퇴’를 다짐하며 배수진을 쳤다. '탄핵 다음은 분당'이라는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1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위)와 비상시국회의가 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새누리당 주류·비주류가 서로의 탈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내홍이 이제는 ‘사생결단’의 권력투쟁으로 접어든 양상이다.
12일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와 일부 친박(親박근혜)계 의원의 탈당을 촉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주류 역시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해당행위자로 규정하며 즉각 반격했다. 양측은 서로의 세력을 결집하며 격한 감정을 쏟아내 ‘탄핵 다음은 분당’이라는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분위기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12일 회의 직후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등 8명의 친박계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들이 친박 패권주의에 앞장서 당을 망쳤으며, 당의 재건에 앞서 이들을 제거하는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비상시국회의는 친박 8명 거론 “청산”
친박계, 김무성·유승민 비난하며 반격
1주일내 새 원내대표·정책위원장 선출
이번주 권력다툼 최고조 이를 가능성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비상시국회의는 지난 9일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62명이 사실상 반(反) 친박계 전선에 섰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비상시국회의를 이끄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과 맞바꾼 배신과 배반, 역린 정치의 상징”이라며 “인간 이하의 처신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박근혜 정권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분장)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 유 전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다. 후안무치일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이제 이 두 분과 함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친박계는 비상시국위에 맞서 세력 규합에 나섰다. 11일 친박계 의원 50명이 참여한 ‘혁신과통합 보수연합’을 구성했다. 이들은 13일 정식으로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임에는 60명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탄핵 이후 친박계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배경은 이대로 물러날 경우 영영 재기할 기회를 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 친박계를 두고 ‘폐족’이라는 표현이 회자할 정도로 조롱거리가 되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인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권력 다툼은 이번주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당규에 나와 있는 대로 일주일 안에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 전 원내대표와 김 전 대표의 거취 문제도 관심사다. 친박계의 탈당 요구에 유 전 원내대표는 “당에 그대로 남아서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일관되게 드렸으니까 그런 노력을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 결성을 두고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장우 최고위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원내대표가 탈당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그러면 출당시키는 수밖에 없다”며 “김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즉시 당을 떠나라는 게 최고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주류든 비주류든 당을 먼저 떠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보유한 재산도 각 계파가 분당시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당을 나가면 당의 재산은 물론이거니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한 보조금도 의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와 원외 당협위원장의 경우 탈당 시 차기 선거의 공천 문제나 지역구에서 경쟁자에 대한 주도권 상실 등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위험부담이 커 피차 당장의 탈당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 새누리당 ‘친박 주류-비박 비주류’ 분포도 명단 | |||
친박 주류 | 비박 비주류 | 중립 | |
4선 이상 | 서청원·정갑윤·원유철·유기준·정우택·최경환·홍문종 |
김무성·심재철·정병국·강길부·김재경·나경원·신상진·유승민·이군현·주호영 | 김정훈·이주영·정진석·조경태·한선교 |
3선 | 김광림·유재중·윤상현·이명수·이정현·조원진 |
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세연·김영우·김학용·안상수·여상규·이종구·이진복·이학재·이혜훈·홍문표·홍일표·황영철 | 박순자·이철우 |
재선 | 김기선·김도읍·김명연·김선동·김성찬·김종태·김진태·김태흠·박덕흠·박대출·박맹우·배덕광·윤영석·윤재옥·이완영·이우현·이장우·이채익·이헌승·함진규·홍철호 | 김상훈·박인숙·오신환·유의동·정용기·정양석·이은재·이현재 |
경대수·김한표·이종배·염동열·주광덕 |
초선 | 강석진·곽대훈·곽상도·권석창·김석기·김성원·김정재·민경욱·박완수·박찬우·백승주·성일종·엄용수·윤상직·이만희·이양수·이은권·장석춘·정유섭·정종섭·정태옥·지상욱·추경호·최교일·강효상·김규환·김순례·김승희·문진국·유민봉·윤종필·임이자·이종명·조훈현·최연혜 | 박성중·송석준·윤한홍·정운천·김종석·김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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