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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전통의 고귀함

2016-12-15
[문화산책] 전통의 고귀함
이정호 <국악작곡가>

일반적으로 전통은 어떠한 공동체 내에서 과거로부터 전해져 오는 문화유산을 지칭하는데, 이 ‘전통(傳統)’ 두 글자를 단순히 한자 풀이해도 뿌리로부터 전해진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것이 다수 사람들의 주관적인 사상이나 관습, 행동 등에 의해 역사적 생명력을 가지고 이어져오는 것으로, 즉 우리 본연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어떤 시기이든 당시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 세대의 몫일 것입니다.

시인이자 극작가 겸 평론가이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뮤지컬 ‘캣츠’의 바탕이 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비롯해 20세기 시단의 위대한 작품인 ‘황무지’ 및 ‘4개의 4중주’를 쓴 T.S.엘리엇은 ‘전통과 개인의 재능’이란 글에서 ‘전통’은 역사의식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 역사의식에는 과거의 과거성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그 현재성에 대한 인식도 내포되어 있으며, 또한 역사의식은 일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에 대한 의식으로 전통을 갖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 속에서 차지하는 자기의 위치와 자신이 속해 있는 시대에 대하여 극히 날카롭게 의식하는 것이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또 어느 부문의 예술가이건 혼자서 완전한 의의를 가진 자는 없고, 그것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하며, 그 평가는 과거의 작품과 대조, 비교가 필요하다고 피력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전통은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문화적 창조의 바탕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따금 우리의 전통인 국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몇몇 분께서는 국악은 미개한 음악이고 원시적이라며 폄훼하기도 하는데, 많지는 않지만 보통은 클래식음악 애호가이거나 전공자였습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역사의식을 갖고 다가간다면 좀 더 다르리라 생각됩니다. 서로 다른 장소이지만 같은 시간의 흐름을 겪어 온 클래식과 국악은 그 당시, 그곳 사람들의 ‘전통’이 이어져 온 것으로, 그 우위를 가릴 수 없는 높은 차원의 ‘고귀함’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저의 곡 ‘보허자- 푸른 걸음을 걷다’는 전통의 당악선율과 피아노의 서양화성이 함께하는 곡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이 곡처럼 하나의 정점을 위해 함께한다면, 보허자(步虛子) 제목이 유래된 이야기 속 ‘공허한 안개 위의 걸음’이 아닌, ‘새로운 전통, 오래된 미래’를 만드는 ‘영원성의 푸른 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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