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연대’ 구축 나선 새누리
黃대행 10% 남짓 지지율에 반색
김종인 前대표 탈당 여부가 관건
김병준 “전화는 많이 받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구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반문(反文) 연대’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러브콜을 보내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외에도 김병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세 명을 동시에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2일 새누리당 한 인사는 “대선주자로 김병준 전 후보자를 거론하는 사람이 많다”며 “황 대행과 김종인 전 대표까지 포함시켜서 ‘반문 연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비판적인 김종인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손을 잡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전 대표가 물러난 뒤 김종인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히려고 제안한 바 있다.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전 후보자는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 당시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논란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이와 관련해 김병준 전 후보자는 “(출마 요청 관련) 전화는 많이 받고 있다. 어제 (반 전 총장의 불출마 같은) 일이 있으니 더 거론되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경제도 어렵고 사회적으로도 갈등 요인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풀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황교안 카드’가 부상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선후보감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10% 남짓 여론조사로 나오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온다고 하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미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대통령 탄핵 이후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개정 작업에 돌입했다. 대통령 궐위 시 후보를 뽑을 때 황 대행과 같은 비당원을 당원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현행 규정을 합쳐 황 대행을 포함한 외부 인사가 당으로 들어왔을 때 당직을 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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