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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청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

2017-04-11
[문화산책] 청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북성북성 마을사진전’ 작품

작년, 북성로에서 열린 ‘북성북성 마을사진전’에서 예상치 못하게 인기를 끈 사진이 있었다. A4 정도의 사이즈로 전시되어 있었지만, 8배 이상 차이가 나는 큰 사이즈의 사진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사진.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이 사진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느낀 것일까?

사진을 찍게 된 곳은 북성로 오토바이 골목의 끝자락. 소년처럼 환한 인상을 가진 아저씨의 작업장에서였다. 예순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아저씨는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를 들어 따뜻한 차를 컵에 따라주셨다.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며 아저씨의 깨끗하게 정리된 작업공간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었다.

스스로 만든 오래된 공구함, 책상 위 많은 책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눈에 띈 것은 벽 한쪽에 붙어 있는 오래된 종이 위에 적혀 있는 글귀였다. 아저씨는 글귀를 보는 우리에게 오래전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 써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산책] 청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박지혜 <영상서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오래된 종이에는 ‘청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더 정확하게는 아저씨가 적어놓은 ‘청년은 다시오지 않는다’에서 ‘않는다’가 전화기로 가려져 있어 ‘청년은 다시 오지’로 보이는 글귀였다. 우리는 ‘청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글귀를 썼을 때의 젊은 시절의 아저씨와, ‘청년은 다시오지’만 보이도록 전화기를 달아놓은 현재의 아저씨의 모습이 재밌어 그 글귀를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전의 마지막 날, 그 글귀의 주인공인 아저씨가 마지막 방문자로 사진전을 찾아 주셨다. 일부러 나는 전화기를 ‘않는다’를 가리기 위해 붙였는지 궁금해 여쭤보았다. 아저씨는 나의 질문에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이라고 답변하며 환하게 웃으셨다. 결국, 그 글귀는 우연히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이 났다.

나는 우연히 만들어진 그 사진을 다시 떠올릴 때마다 아저씨가 환한 미소로 반겨주던 그때가 떠오른다. 나는 왜 그 사진을 그런 의미로 보았을까? 그것은 아저씨의 밝고 환한 미소 때문임을, 때묻지 않은 모습 때문임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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