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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향금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 |
아주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 중에 후배가 내게 이렇게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머리가 좋아지는 것 같아.” 거기에 내가 대답한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시선이 안으로 향해 있지 않고 바깥으로 향해 있기 때문일 거야.” 이 이야기를 하면서 둘이서 좋아서 맞장구를 쳤다.
20대에 몰입한 문화운동 덕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일이 끝난 후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잘 없었다. 그저 일에 몰입하고 마는 성격 탓도 있지만 내향적인 성격 탓도 있다.
협회장을 하고 있는 내가 내향적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겠지만, 그 내향적인 성격이 여기까지 왔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올해로 딱 25년을 이 일에 몸담아 왔다. 문화운동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전업 작가가 되어 협회를 대표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협회작가들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3년간 협회장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협회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협회에 많은 기대를 건다. 그러기에 협회는 작가들을 대신하여 많은 활동을 해야만 한다. 이제 ‘운동의 시대’는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작가들에게 봉사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예술가는 사회의 공익을 위하여 평생을 일구는 사람들이다. 그들에 대한 사회적인 예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사회는 미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20년, 30년을 작가로만 살아온 이들이 가지는 삶의 빈곤함을 들여다보는 정치인이 얼마나 있을까? 예술인 복지에 대하여 부르짖고 있는 시대이지만, 누군가가 ‘이 세월을 작가로 살아왔는데 무직입니다’라고 한다. 건강보험도 대출도 안 되고 카드도 만들 수 없는 무직이라고.
막연한 예술적 삶을 넘어서 이제는 사회가 예술을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 예술은 삶의 곳곳에 기여하고 있다. 인문학의 홍수가 그것을 은유하고 있고, 공공의 삶을 미술로 보듬으려는 ‘마을미술 프로젝트’ 그리고 ‘생활문화예술’ 활동 등이 그 사례의 하나이다.
예술과 삶이 하나의 지향점에서 만나는 사회가 시작되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 예술가들의 삶에 대한 관심과 시선을 ‘나를 넘어 나를 만나는 시선’으로 이끌어야만 할 때이다. 그것이 예술가들에 대한 삶의 부채를 갚는 일을 함께 모색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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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5/20170511.0102308005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