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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은 <한국화가> |
요즘은 많은 분이 ‘아트페어’라는 용어를 알기도 하고, 다양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아트페어 행사장을 찾아오기도 한다. 미술장터라는 예쁜 우리말이 아닌 ‘아트페어’라는 영어에 더 익숙해진 것이 좀 아쉽지만, 외국에서 성행하여 우리나라로 유입된 ‘아트페어’라는 행사가 국내 미술문화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나도 이 아트페어라는 미술 장터에 나의 작품을 걸게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아트페어 현장에서 많은 관람객을 만나보았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모녀가 있다. 10세 즈음의 어린 딸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엄마가 나의 전시 작품들 앞에서 딸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갖고 싶은 소녀 작품을 하나 골라봐. 엄마가 생일 선물로 사줄게.” 물론 금액이 그리 크지 않은 작은 작품이었지만 “평생 잘 간직해야 해”라고 말하는 그 젊은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나는 큰 감동을 받았었다. 나의 작품에 그 엄마의 마음이 깃드는 순간 이 작품은 아이에게 영원히 값진 엄마의 선물로 평생을 함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최근에는 이런 젊은 부모들을 우리나라 아트페어 현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미술문화 수준이 높은 외국의 아트페어 현장에서는 더욱더 놀라운 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외국 아트페어를 다녀온 동료 화가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홍콩 아트페어를 갔더니, 어린 아이들이 몇백 달러씩 들고 와서는 행사장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직접 사가더라.” 해마다 큰 규모의 아트페어가 열리면 그동안 저금해둔 돈으로 갖고 싶은 그림을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이다. 결코 소수의 부잣집 아이들 이야기가 아니며, 어릴 때부터 이런 문화 생활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지금 기성세대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컬렉터가 되었기 때문에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몇 년 사이 국내 아트페어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가족 단위로 행사장을 찾아오는 편한 복장의 관람객들이 많아지고, 그리 비싸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이나 인기 작가의 소품작을 생애 처음으로 구매하는 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첫 작품 구매를 아트페어에서 하게 되는 이유는 한곳에 모여있는 수많은 국내외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를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팬이 많은 젊은 작가도 생겨나고 있다.
아트페어 행사장을 찾는 가족 관람객이 더 많아질수록 잠재 컬렉터의 수도 늘어나고, 좋은 작가들도 많이 배출된다. 아트페어의 수준도 높아져 우리나라 미술시장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2017 아트부산’이 6월2~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부산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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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아트페어](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5/20170529.01022075057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