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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안녕하신가요

2017-07-03
20170703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현재를 사는 우리는 어떤 비바람에 버티고 있나요. 어떤 파도를 견디며 또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나요. 그래서 묻습니다. 그대 안녕하신가요.

‘안녕하다’의 뜻은 알고 있다시피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다’입니다. 안부를 전하거나 물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편리해지고 빨라지고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요즘 세상이지만, 우리는 이따끔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좌절과 마주치고 쓰디쓴 상실감을 수없이 맛보기도 합니다. 막막한 미래, 그보다 더 어두운 오늘을 실감하면서 부정할 수 없는 불편함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은 계속되고 누구나 그 삶을 온전히 살아 내고 있지요.

필자 역시 그 회오리 속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젊음의 한 존재입니다. 감히 언젠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이제 또 다른 지친 누군가에게 위로와 응원이 되었으면 하는 음악 하나를 추천할까 합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국악기 대금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통일신라의 신문왕 때, 동해의 한 섬에 낮엔 둘, 밤엔 하나로 합쳐지는 신기한 대나무가 있었답니다. 이를 귀히 여긴 왕은 대나무를 베어다가 피리를 만들었고, 이 피리를 불면 비가 개고 바람이 그치며 물결이 잠잠해지고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왕은 이 악기를 ‘만 가지 파란을 잠잠케 하는 피리’라는 뜻의 ‘만파식적’이라 명했다고 합니다. 나라의 안녕과 안정을 꾀하고 평화가 오기를 소망하는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긴 이 악기는 바로 지금의 국악기 ‘대금’이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 가지 파란을 잠잠케 하였다던 대금과 공간을 메우는 묵직한 소리 피리의 전통 당악선율이 피아노의 서양화성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진 연주곡을 추천합니다. 국악작곡가 이정호 님의 ‘보허자 - 푸른 걸음을 걷다’인데요. 이 곡은 필자가 더 어렸고 그래서 어렵고 힘들었을 때의 특별한 추억들을 파노라마처럼 떠올리게 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쉽지만은 않은 세상살이, 요동치는 공허함으로 천국과 지옥을 수없이 오가는 우리 마음 안에 내리는 비와 부는 바람, 솟구치는 물결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며 걱정, 고민 모두 내려놓고 대금의 선율에 맞춰 편안히 호흡하며 음악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보건대 오늘의 안녕은 평소와 조금 달리해 보면 어떨까요.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사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버티며 오늘에 충실한 내 주변의 평안과 무탈을 진정으로 바라며 건네는 ‘안녕’은 만파식적의 설화처럼 고요와 안정을 선물해 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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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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