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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전주곡

2017-07-06
20170706
송효정<피아니스트>

‘전주곡(前奏曲)’은 도입적 성격을 가지거나 작곡가들의 감정에 따른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인, 특히 피아노를 위한 기악곡을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음악적인 의미와 더불어 어떤 일이 본격화되기 전에 암시가 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전주곡 중에서도 24개의 모든 조성을 따라 만든 바흐의 48곡의 ‘평균율’ 중 푸가(모방 대위법적인 악곡 형식의 일종)와 짝을 이루는 전주곡과 쇼팽의 24곡의 ‘전주곡집(Op.28)’을 전형적인 예로 손꼽을 수 있겠다. ‘피아노 음악의 구약성서’라 불리는 바흐 평균율의 매력에 사로잡힌 쇼팽이 연인 조르주 상드와 그녀의 아이들과 함께 마요르카에 머무르는 동안 전주곡집을 완성하였다. 이전 시대의 전주곡들이 작품의 시작부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쇼팽은 각 곡을 통해 풍부한 감정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독립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흐, 헨델, 쇼팽을 사랑하며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는 “쇼팽은 간결할 때도 경박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복잡할 때도 여전히 지적”이라고 언급했는데, 전주곡집이야말로 이러한 특징을 대표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유명한 곡이 포함되어 있는데, 끝없이 반복되며 음울하게 등장하는 ‘A♭(G#)’ 음이 마치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빗방울 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은 15번째 곡은 요즘같이 비 내리는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필자는 지난해 겨울, 유학생활을 포함하여 10여 년간의 기나긴 학생 신분을 벗어나 가진 ‘귀국 피아노 독주회’에서 쇼팽의 ‘전주곡집’을 연주하였다. 꼭 공부해보고 싶었던 걸작이기도 하지만 이제 막 사회라는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피아니스트로서 내 삶의 새로운 ‘전주곡’이 되길 바라며 도전해보고 싶었다. 결코 쉽지 않았지만 왜 그가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지 감탄하며 행복했던 시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눈앞에 펼쳐진다.

평소에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여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여 이 난의 글쓰기를 시작했지만, 내가 쓰는 소소한 글이 일정한 기간 연재가 된다는 사실로 설레기도 하고 은근한 긴장감이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오래도록 전하고 싶은 나의 음악 이야기처럼 예기치 않은 인연으로 시작된 이 일 역시 내 인생의 또 다른 문을 열어주는 신선한 ‘전주곡’이 되리라 기대하며 감사히 즐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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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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