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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연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극 연출가 피터브룩은 ‘빈공간’이란 저서를 통해 말한다. ‘모든 죽은 연극은 나름대로 머리, 심장, 팔다리를 갖고 있으며 흔히 그것은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심지어 찬양자까지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그것과 대면하게 될 때 우리는 한숨을 쉰다.’ 이처럼 피터브룩은 연극을 만들어내는 모든 구성원들이 무대라는 신성한 공간 속에서 ‘살아있는 연극’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과 열정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연극의 ‘무대 안’. 피터브룩의 주장처럼 대한민국의 연극은 각자의 처한 환경 내에서 살아있는 것,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제작환경과 스스로의 능력한계와 타협을 거치며 관객들로 하여금 ‘한숨’ 쉬게 만드는 연극들도 상당히 많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연극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연극은 아직 희망이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연극이 처한 위기는 ‘무대 밖’이다. 사실 모든 곳에서 ‘무대 밖’이 처한 위기에 대하여 모두들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름대로’다. 많은 관객이 무대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무대 밖’에서 끊임없는 실험과 시도를 해나가야 한다.
거의 대부분 대한민국 연극 공연 제작은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타나는 부조리들은 ‘적당히’라는 것과 맞물리게 되어 연극으로 하여금 무대 ‘안’과 ‘밖’에 대한 노력을 모조리 포기하도록 만들어버린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연극은 다른 문화예술에 비해 엄청나게 소외될 것이 분명하다.
연극제작이 정부 지원금을 벗어나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속에서 ‘최선을’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 각자의 단체 내에서 무대 안과 밖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 누군가 중에 나 자신 또한 포함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관객들은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하고 나설 때 무언가가 달라져서 나가길 바란다. 그렇기에 살아있는 연극은 일상에 지쳐 있는 관객들을 꿈을 꾸도록 만들고, 이상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드는 아주 좋은 매개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는 이 세상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문화예술이다. 바로 연극을 하는 모든 이들이 ‘무대’의 ‘안’과 ‘밖’에 대하여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지수 <극단 에테르의 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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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살아있는 연극](https://www.yeongnam.com/mnt/file/201708/20170830.010230752220001i1.jpg)